북한군에 돈을 내고 압록강 북한 수역에서 합법적으로 조업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어민들이 최근 북한 해경의 횡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문회보(文匯報)가 23일 보도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단둥의 어민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 국경수비대에 매달 1만 위안(약 174만 원)을 내고서 압록강의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고 있지만, 북한 해경이 수시로 물건을 약탈하고 있다고 신문이 전했다.

단둥시 주롄청(九連城)의 40대 류(劉)모씨는 “최근 어족 자원 고갈로 배에서 지내는 선원이 1∼2명으로 줄어 북한 해경이 물건을 약탈하고 배를 압수해도 순순히 내 줄 수밖에 없다”며 “북한 해경은 해적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북한 해경이 압록강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에서 생선과 물건을 훔친 뒤 어선을 뒤집히게 해 중국 어민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한편, 1만 위안을 내고 조업하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일부 단둥 어민이 북한에서 생필품 등을 밀거래하다 북한군에 총살되는 경우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0년 6월 단둥시 랑터우(浪頭)의 천(陳)모씨가 북한에서 밀거래한 혐의로 북한군에 총살당했으며, 이후로도 최소 4명이 천씨와 같은 혐의로 북한군에 총살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신문이 천씨의 친구들을 인용해 전했다.

단둥과 신의주 등 북한 지역 간 밀거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거래 품목이던 동(銅)의 가격 하락 등으로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단둥과 북한 간 합법적인 무역 거래는 2013년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이후 크게 줄었으며 이미 완공된 신압록강대교의 개통도 무기한 연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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