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위한 후속조치 필요

도시계획도로인 만큼 차량 통행 당연하지만

친환경 보행로 조성 등 환경개선사업 뒤따라야

▲ 울산 남구청이 조성 중인 여천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 상류구간에 주차장이 조성돼있어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등 보행자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울산 남구가 고향의 강 조성사업을 실시한 여천천 일대가 보행자보다 차량 중심으로 조성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향의 강 상류부 주변으로는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돼 있고 상가와 주택이 밀집해 차량통행이 잦을 뿐만 아니라 주차차량이 넘쳐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천 주변이 도로와 주차장이다보니 보행자들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하천으로 접근하려 해도 주차장과 도로를 건너야만 된다. 300억을 들이고도 자주 찾는 친수공간이 아니라 바라만 보는 곳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25일 여천천 고향의 강 상류구간. 지하차도를 중심으로 양 옆의 도로를 따라 차량들이 분주하게 오고 갔다. 여천천 시작지점에서부터 일부 상가지역까지 조성된 55면의 주차장에는 차량이 빼곡히 차 있었다.

여천천과 상가까지의 거리는 대략 구간에 따라 6~8m 정도로 하천 왼쪽편에 위치한 상가에서 나와 여천천을 보려면 야외주차장과 도로를 지나야 한다. 그러나 공업탑로터리로 가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올라와 자유롭게 하천으로 가기가 어려웠다. 하천과 도로 및 상가지역과 연결된 출·입구가 아닌 이상 도로를 건너 하천으로 접근하기조차 힘들다.

남구청은 도로 및 주차공간은 ‘도시계획도로’로 친수공간이 아닌 만큼 차량 통행이 당연하며, 주차선이 그어져있으면 주차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친수공간은 여천천 양 옆으로 높이 5m의 옹벽이 세워진 사이의 공간만 하천과 인접한 친수공간이라는 것이다.

또 고향의 강 조성사업으로 인해 일대 상인들이 주차공간을 잃었기 때문에 공영주차장(40면)을 포함, 야외주차장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상인과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차량 통행량이 많고 주차난으로 인해 “주차장을 더 확보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들은 이미 고향의 강 조성사업으로 인해 2년여 가까이 매출의 타격을 입었고 “주차장이 조성돼야 손님들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으로써는 보행환경과 상인의 입장 등 어느 하나를 결정지을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여천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이 준공만 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보행환경 개선 등 ‘후속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발전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권창기 실장은 “여천천 일대 주차문제와 교통량, 상가 밀집지역 등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패러다임을 바꿀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부산 광복동의 경우 친환경 보행로를 만들 때 상인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조성이후 오히려 친환경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부적인 대안을 요청한 사례가 있다. 여천천 고향의 강 사업도 조성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후속사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체적으로 상가주변에 시설을 만들고 나면 상권에 변화가 오기 때문에 사업 완료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지역의 주민과 이용자, 전문가집단 등이 함께 모여 대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