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가 올봄에도 꽃소식보다 먼저 날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북부에서 발생한 황사가 바람을 타고 서해상을 통과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봄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황사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다.

 황사는 중국 황허 상류의 사막지대와 중류 황토지대의 흙먼지가 봄철 강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쪽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최근에는 일본을 거쳐 미대륙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사현상이 한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의 부유 먼지량은 100만t에 달하며 이 가운데 한반도에 침적되는 먼지량은 15t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인 4만6천~8만6천t에 달한다고 한다. 황사는 실리콘이나 알루미늄, 카드뮴, 납 등으로 구성된 흙먼지가 주성분인데 지난해 서울지역의 대기중 중금속 농도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도 황사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전에는 황사 속에 각종 중금속 말고도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까지 함유돼 있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와 충격을 준 바 있었다.

 호흡기와 눈 등에 들어가면 목이 따갑고 눈이 아픈 증상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해를줄 뿐 아니라 농작물과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생육에 지장을 주며 항공기 엔진이나 반도체 등 정밀기계의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니 황사로 인한 피해는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봄철마다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황사를 뒤집어 쓰고 있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수 없다. 이제 국제문제로 떠오른 황사현상에 대해 정부 당국은 좀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

 황사는 자연현상이지만 식물로 보호되던 황토지대와 사막지대의 표토가 목축이나 농업을 하기 위해 개간되면서 일어난 인위적 현상이기도 하므로 해결책이 없는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사막과 황토지대를 녹화하는 것이겠는데 한국.중국.일본 환경장관회의에서는 이미 황허 상류지역 생태복원사업을 협력사업으로 공동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과학적인 황사 관측 기준을 마련하고 황사에 대한 정밀 관측과 연구, 예보기능을 위한 종합적인 체제를 갖추는 등 황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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