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정쟁이 요즘 울산 날씨 만큼이나 뜨겁다. 일전에 여야는 정쟁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제 그 힘으로 민생을 보살필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따라서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 약속은 간곳 없이 다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즉 민주당이 당보를 통해 야당 총재 가계의 친일행적 의혹을 거론하자 한나라당은 즉각 여당 총재가 일제 때의 창씨개명을 최근에 사용한 적이 있다며 막말을 퍼부었다.  민주국가에서 여야란 원천적으로 시각을 달리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여야의 정쟁을 나무랄 수는 없다. 문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쟁의 양태가 상대방에 대한 무차별적인 흠집내기로 치닫는데 있다. 케케묵은 색깔론에서부터 대통령 탄핵검토, 정당해산, 정계 은퇴, 정권 퇴진, 친일공방에 이르기까지 최근 여야 사이에 오가는 공방을 지켜보느라면 과연 이들이 우리의 지도자들인가 하는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행동을 보면 민생이라든가 경제살리기 같은 시급한 현안은 뒷전이고 오로지 정권쟁탈을 위해 상대방의 흠집내기에만 매달려 있는 듯이 비쳐진다.  정치권은 이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의 의식이 중요하다는 말을자주 한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의 형태를 보면 우리의 정치야 말로 이나라가 선진국이 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이 여야의 정쟁을 걱정하는것은 시기적으로 볼 때 지금은 여야가 한가롭게 싸우고 있을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언론사 탈세고발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단락되면 본격적으로 언론개혁 문제를 다뤄야 한다. 또 비례대표제 손질과 선거구 조정, 정치자금 모금 방식 등 정치개혁을 논의하는 일도 시급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늘날 정치권이 가장신경을 써야 할 분야는 수도권 지역의 홍수피해 복구이다. 우선 정치권은 이들 복구 사업이 무리없이 추진될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앞당겨야 할것으로 보인다.정치 발전을 물론이고 산적한 민생문제를 슬기 롭게 풀기 위해서도 이제 더 이상 정치인들이 생산적이지 못한 정쟁만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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