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윤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임신 중 체중조절 문제로 고민에 빠진 임신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신 전과 후의 적절한 체중관리가 산모는 물론 아기의 평생 건강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신 전 체질량 지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은 비만 여성과 임신 중 체중이 15kg이상 증가한 임신부의 경우 과체중아, 거대아에 대한 위험은 물론 제왕절개율이 급격히 높아 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임신 전 적정 체중을 유지했어도 임신 중 체중 관리에 실패하면 산과적 합병증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체중아나 거대아의 경우 정상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보다 성인이 됐을 때 고지혈증, 고혈당,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 전·후 체중관리가 출생 후 아이의 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임신 전 비만이나 임신 중 체중급증땐
태아에 악영향…제왕절개율도 높아져
식사량보다 식사 질에 우선순위 두고
수영·산책·요가 등 운동에도 신경을
산후 1년 내에 정상체중으로 복귀해야

◇체중 조절과 운동 모두 신경써야

인터넷 상에는 ‘중금속 오염으로 인해 임신 중에는 참치를 먹는 것이 좋지 않다’ ‘팥이나 율무는 자궁을 수축시켜 조산의 위험이 있다’ 등 임신부와 관련한 다양한 음식 정보가 넘쳐난다.

그만큼 임신부들은 임신 중 체중조절과 먹거리 등에 관심이 많다.

박정윤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 시기에는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식사를 해야 한다”며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부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임신을 하면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너무 많이 먹는 것이다.

박정윤 전문의는 “요즘 임신부들은 아기 걱정을 하면서도 너무 운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 임신부의 몸은 출산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태아들만 너무 커 출산 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임신중에는 체중 조절과 운동 모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식단 관리를 통해 임신부에게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 엽산 등을 섭취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엽산, 임신 중기부터는 철분 섭취가 중요하고, 후기에는 몸이 무거워져 활동량이 적어지므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조금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박 전문의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임신을 하면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많이 먹어야 태아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양’적인 식사 보다는 ‘질’적인 식사로 체중관리를 해야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중 운동은 수영·산책·요가 권장

임신부가 할 수 있는 운동은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임신 16주까지는 아직 안정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고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질 출혈이 있거나 배가 아프거나 뭉침 증상이 있다면 운동을 자제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임신부에게 권장되는 운동으로는 수영, 산책, 요가, 스트레칭 등이 있으며 골프처럼 허리를 많이 움직여야 하는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정윤 전문의는 “임신을 하면 대부분 임산부들은 10kg 전후로 체중이 늘어난다. 그런데 임신 전보다 13kg 이상 증가하면 산욕기부터 전문의사와 상담하고 식이·운동요법을 겸해서 비만 관리를 받는 것이 산후 체중 증가와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신 중 체중 증가가 많을수록 산후 비만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후 1년까지는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야

산후 비만은 여러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임신 전 비만상태, 임신 중 체중 증가, 그리고 산후 체중의 감소 정도가 산후 비만의 요인이 된다.

수유는 산후 초반에 약 500㎉의 에너지를 더 소비시켜준다. 따라서 모유수유가 체중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산후 비만 원인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산후조리법이다.

박정윤 전문의는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 섭취와 신체활동의 감소는 산후 비만의 주요인이 된다. 임신 중 증가된 체중이 산후 6개월께에는 임신 전 체중과 비슷해져야 산후 1년 즈음에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산후 비만 관리계획은 출산 후부터 바로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산후 체중 관리에는 식이·운동요법이 있다. 임신 중에는 6개월까지 150㎉가 더 필요하며, 6개월 후에는 태아 성장과 더불어 300㎉까지 더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산후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임신 중 변화된 식습관을 빨리 수정해야 한다.

운동요법을 할 경우 산후 6~15주는 임신기간의 불균형 자세를 바로잡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요가와 걷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산후 15주부터는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고, 산후 1년까지는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야 한다.

박정윤 전문의는 “최후의 방법인 약물·주사요법은 수유기가 끝난 후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식이·운동요법으로 관리하는 게 요요현상 없이 산후 건강을 유지하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박정윤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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