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항 고도화사업 2018년 완공
수산업과 어촌관광 결합 복합공간

▲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오는 5월 울산대교가 개통되면 동구의 도시교통·사회·문화 등 여러 면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예상된다. 특히 빨라진 교통망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동구를 찾아오면 우리 동구의 관광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분들이 울산대교 개통에 따른 관광산업 활성화의 최대 수혜지로 동구의 대표 관광지인 대왕암공원이나 일산해수욕장, 슬도, 주전몽돌해변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방어진항을 더 주목해야 할 듯하다. 방어진항을 수산업과 관광기능을 결합한 복합기능 어항으로 육성하는 ‘방어진항 고도화사업’이 지금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말기인 1890년대까지만 해도 방어진은 군사용 말을 기르는 목장이 있던 곳이었다. 또 그 이전인 조선 숙종때는 왕실에 진상할 전복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조선말 우리나라가 일본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방어진은 순식간에 어업 전진기지로 변모했다.

방어진은 당시 방어를 비롯해 고등어와 삼치 등 어업자원이 풍부한 곳인데다 수심이 깊고 넓어서 선박이 드나들기에 좋은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었다. 방어진의 어업적 가치를 간파한 일본은 1900년대 초반부터 일본인들이 거주할 이주어촌을 조성하며 일본인들을 방어진에 정책적으로 이주시켰다.

방어진은 1910년 이전에는 삼치로, 1910년대 이후에는 고등어 어업의 중심지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며 극장 여관 음식점 학교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이런 옛 명성이 무색하게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으로 옮겨진 1970년대 이후부터 방어진항도 한동안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방어진항의 가치를 새롭게 되살리는 방어진항 이용고도화 사업이 오는 2018년 완공 목표로 현재 한창 진행중이다.

해양수산부(울산지방해양수산청)가 지난 2012년부터 추진중인 이 사업은 총 예산 495억9800만원을 들여 방어진을 수산업과 어촌, 관광 등 다양한 기능을 겸한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울산 동구 방어진항은 무려 98개나 되는 전국의 쟁쟁한 경쟁 어항을 물리치고 시범사업 대상지 4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그 이후 기본계획수립과 환경영향평가, 실시설계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마치고 조만간 옛 세광중공업 1공장 앞에 소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물양장을 설치하는 1차년도 사업을 시작한다.

올해에는 선박의 접안시설인 돌제 신설 및 증설사업이 이뤄지고 소형선박 수리 등에 사용되는 선양장과 방파제의 친수공간, 주차장 등이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또한 방어진항 이용고도화사업과 별도로 방어진항 남방파제의 테트라포드를 보강하는 방어진항 정비사업이 오는 2018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어진항 일대에서 오염퇴적물 정화사업이 이미 완료됐다. 항만 안에 수십년 동안 축적된 퇴적물을 정화하는 사업으로 바닷속 해양환경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업이다. 일반인들이 시각적인 변화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방어진항이 관광어항으로 도약할 생태 환경적 기반이 갖춰진 셈이다.

보다 새로워지는 방어진항의 어항시설과 더불어 방어진항의 역사가 깃든 이야깃거리와 인문자원은 방어진항을 더욱 매력적인 관광지로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방어진항 주변의 주택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식 가옥인 ‘적산가옥’의 흔적이 거리 곳곳에 남아있다. 또 일본인 수산업자들이 한국 사람들을 강제 동원해 축조한 방파제를 기념하는 ‘방어진항 방파제축조기념비’가 항구 한켠에서 아픈 역사를 이겨낸 우리 민족의 강인함을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을 떠나던 우리 젊은이들이 떠나기 전 마셨다던 우물을 지켰다는 천년 넘은 곰솔인 ‘용나무’가 아직도 푸른 기상을 떨치고 있다.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런 흔적들이 방어진항을 찾는 분들을 100년전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해 주리라 믿는다.

방어진항에는 지금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0여 년 전 수산업으로 방어진이 전국적인 명성을 떨쳤듯이, 울산대교 시대를 맞아 방어진항이 볼거리 먹을거리 이야깃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관광어항으로 사랑받기를 기대해 본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