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온산공단 제2공장 건설 발주 소식에 근로자 유입 등 호재 기대
민간 SOC 공사 최대규모...지역에 활기 불어넣을듯
대형 건설사 수주전 나서...직접적 혜택 기대 못하는
지역 건설업계는 ‘울상’

S­-OIL이 온산국가공단에 총 공사비 4조원 규모의 제2정유·석유화학 공장 건설을 위한 발주에 나서면서 온산·온양 등 남울주 경제권이 들썩이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면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대거 유입돼 최근 수년간 석유화학경기 하강으로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S-­OIL은 온산공단 내 옛 울산석유비축기지(92만㎡) 부지에 오는 2017년까지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공장을 짓는 울산 온산공단 제2 정유·석유화학 공장 건설 사업을 발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 공사비 4조원대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S­-OIL 지분을 인수한 후 처음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사업이다.

S-OIL은 앞서 지난해 2월 한국석유공사로부터 5190억원에 해당 사업 부지를 매입했다.

S­-OIL은 이 공사를 3개의 공구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는 건설사의 응찰액과 계약 방식 등에 따라 유동적이나 총 공사비가 1공구 2조5000억원, 2공구 1조원, 3공구 5000억원 등 총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올 초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1조4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국내에서 민간이 발주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가운데 최대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축소에다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해외건설 공사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섰다.

현재 플랜트 공사에 강점이 있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한화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10여개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내 건설사들은 현재 사우디에서 경험한 아람코의 발주 방식을 분석하면서 입찰금액이나 설계·기술력 등에서 상대방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집안잔치’에도 직접적 혜택이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공사를 수주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500개에서 1000개 가량의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어 사실상 지역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공공 공사가 아닌 민간공사여서 현 제도 아래서는 지역 건설업체는 소외될 수 밖에 없다”면서 “울산시와 정치권이 나서 지역에 하도급이 돌아갈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람코와 S-­OIL은 3월중 기술제안 설명과 최종 입찰을 거쳐 늦어도 4월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OIL은 새 설비가 완공되는 2018년부터 중질유 생산 비중이 12%에서 4%로 떨어지는 대신 휘발유·경유·윤활기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96%까지 올라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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