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문신으로 강호(江湖)문학의 거두인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1467~1555)가 7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됐다고 문화관광부가 26일 발표했다.  연산군 때 과거에 급제, 44년간 아홉 고을의 수령과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이현보는 강호생활의 풍류를 즐기는데는 읊기만 하는 한시보다 노래로 부를 수 있는 국문시가가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효빈가〉 〈농암가〉 〈생일가〉 같은 단가를 지었다.  특히 중국의 악부시(노래로 부를 수 있는 시)인 사(詞)에서 유래한 〈어부가〉(12장)를 잊혀져 가는 와중에 발견, 우리 나라 노래인 9장짜리 장가로 재창작했으며 기존의 〈어부단가〉(10장)도 5장으로 개작했다.  그가 다듬은 〈어부가〉와 〈어부단가〉는 훗날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이중경의 〈오대어부가〉, 이형상의 〈창부사〉 같은 창작에 영향을 미치며 조선후기문학사에서 하나의 작품 계보를 형성하는 모태가 됐다.  그의 작품은 또 영남지역 선비에게 국문 시가의 필요성을 일깨워 이황의 〈도산십이곡〉, 권호문의 〈독락팔곡〉, 이숙량의 〈분천강호가〉로 계승되며 영남가단을 확립, 송순-정철-윤선도의 호남가단과 더불어 조선후기 한국문단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관리로 봉직하는 동안 치적이 우수하여 여러 번 포상을 받았으며 청렴결백해 청백리로 뽑히기도 했다.  문화부는 이현보 기념 학술대회(6월 30일 안동문화연구소), 시가비 제막식(7월1일 안동청년유도회), 강호백일장(8월 4일 안동민족문학회), 농암 캐릭터 제작(안동정보대/민예총 안동지부), 도산 12곡 판각사업(민예총 안동지부) 등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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