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혁을 요구하며 장거리 행진을 벌이는 미얀마 학생들이 경찰의 저지에 맞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학생과 불교 승려 등 100여 명은 3일 양곤에서 북쪽으로 145㎞가량 떨어진 렛파단 거리에서 단식 농성을 개시했다고 AP,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새 교육법에 반대해 지난 1월 20일 제2의 도시 만달레이를 출발해 제1 도시 양곤까지 580㎞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렛파단에서 약 10일 동안 쉬고 나서 2일 양곤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수 백명의 제지를 받아 행진을 재개하지 못했다.

경찰은 학생과 승려들이 양곤을 향해 행진을 계속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학생들이 시위를 계속하면 “법질서와 안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새 교육법안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하고 나서 대통령 승인 절차까지 마쳤으나 학생들은 학내 자치권 확대, 교육 분권화, 학생 및 교사들의 조합 설립 금지 철폐, 대학 입학 제도 개정, 소수 민족 언어 교육, 교과 과정 현대화 등을 요구 중이다.

정부와 학생 대표들은 지난달 몇 차례 만나 새 교육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제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자 학생들이 행진 재개를 결정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1988년 학생들과 승려들이 주도한 민주화 요구 시위 때 수 천명이 숨졌으며, 이후 군부 정권은 대학을 휴교시키거나 지방으로 이전해 고등교육을 황폐화시켰다.

학생들은 2011년 민주화 개혁과 개방 이후 미얀마가 겪는 인재난의 주범인 군부 정권의 과거 교육 정책을 전반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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