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겠다고 속여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돈을 뜯은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김모(43)씨와 이모(56)씨, 장모(3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현금 2천766만원과 대포통장 및 체크카드 56개, 대포폰 4대도 함께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소속된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달 25일 대부업체 직원인 것처럼 피해자 A(42)씨에게 전화를 걸어 1천만원을 뜯는 등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수십명으로부터 최소 7천499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1천만원을 송금하면 거래실적을 만들어서 6등급인 신용등급을 3등급까지 올리고 8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겠다”고 A씨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완전한 사기였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팸 광고를 뿌리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사기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른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할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수집할 때도 대부업체 직원을 사칭했다.

 경찰은 “김씨 등이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주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겠다‘고 속여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넘기게 하는 수법을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이씨, 장씨는 조직 상부의 지시를 받아 명의도용 피해자들로부터 대포통장과 체크카드 등을 수령하고 사기 피해금을 인출해 송금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피해액의 2%씩을 자기 몫으로 챙겼다.

 이중 이씨는 미국 국적자로 중국에서 사업 실패후 경제난을 겪다가 김씨의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건 이른바 ‘콜센터’의 실체를 파악하는 한편, 김씨 등으로부터 돈을 송금받은 상부 조직원들의 뒤를 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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