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파장에 촉각, 文 “다시 생각하길…전략공천 안할것”
한때 정풍주도 ‘천신정’ 가운데 신기남만 잔류

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전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이번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텃밭인 광주에서 야권 분열이 현실화된 가운데 선거가 치러지게 됐으며, 이후 야권 지형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천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을 결심했다”며 무소속 출마 입장을 확인한 뒤 “그동안 많이 실종된 ’광주 정신‘을 복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도 “4월 광주 보선에 시민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그동안 귀한 의견을 준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천 전 의원은 오는 9일 오전 11시 지역구내 한 농수산물시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당을 결행할 예정이다.

 한 핵심측근은 “제 1야당이 제대로 쇄신과 개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권의 변화와 호남정치의 복원을 위한 고심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천 전 의원 탈당은 대선 후보 출신의 정동영 전 의원의 1월 탈당에 이은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천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주역이자, 당을 이끌어 온 분”이라며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출마에 뜻이 있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달라는 권유도 드렸다”며 “(탈당을) 최종 확정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권유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지도부가 자의적으로 전략공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천 전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공천에는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정풍운동을 주도한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중 신기남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당을 떠나자 동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만 천 전 의원이 보선에서 경쟁력이 있을지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높은 인지도로 당을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탈당의 명분이 없는데다 지역활동 기간이 짧아 파괴력이 없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나 이용섭 전 의원이 탈당했지만, 광주 시민들은 새정치연합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내 대표적 중진이 탈당해 텃밭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것을 놓고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한편 이번 탈당은 정의당과 국민모임의 보선 준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의당은 강은미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고, 국민모임도 독자 후보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천 전 의원은 ‘무소속 시민후보’ 개념으로 새정치연합 후보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구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서는 천 전 의원과 국민모임, 정의당간의 선거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민모임 양기환 사무총장은 “천 전 의원의 국민모임 합류 문제나 선거연대 부분은 앞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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