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웨이사업에 시민 관심과 성원을
로프웨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 신장열 울산시 울주군수

가슴 설레게 하는 봄이다. 특히 봄산 만큼 우리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것이 있을까. 신라 여승 설요는 봄산의 유혹 앞에 그만 무너져 ‘꽃 피어 봄, 마음 이리 설레니, 이 마음 어찌할까나’라는 시 한 구절 남기고 환속했다고 전한다.

이 봄, 울산시 울주군의 영남알프스를 찾았어도 그러했으리라. 많은 상춘객들이 영남알프스 고봉준령을 올라 이 곳만의 절경 속에서 봄마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영남알프스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람들이 더 많다. 오로지 건강한 두 발로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케이블카 등 갖가지 ‘탈 것’들로 누구든지 정상 가까이 오를 수 있는 유럽알프스가 부러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필자도 벤치마킹 차 스위스에 갔을 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알프스의 비경에 감탄해 본 경험이 있다.

울주군도 건강한 사람은 물론 어르신과 어린이, 장애인 등 모두가 영남알프스에 쉽게 올라 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울산시와 공동으로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 10대 선도 사업 중의 하나로 울산 관광산업 도약의 큰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에도 주 목적이 있다. 사실 신불산 로프웨이 사업은 2001년부터 민간자본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경기 침체 등으로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것을 2013년 시와 군이 50%씩 분담하는 공공개발로 전환하면서 사업이 극적으로 재개된 것이다.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만만찮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적 명산을 갖고 있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 나라들은 물론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중국 등 산악관광 선진국가들에는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등의 시설이 활성화돼 있다. 이를 통해 관광 수입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지역과 나라 브랜드 가치도 높이고 있다. 이 나라들이 환경의식이 없어서 케이블카와 갖가지 시설물을 설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울산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도 굳건히 버텨내며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로 불리던 울산이 자동차와 조선, 화학 등 주력산업에 성장 한계가 오면서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 안주해 미래 준비를 게을리 한 결과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중 핵심적인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관광산업을 꼽고 있다.

이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통영시를 들 수 있다. 통영 역시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조선업이 점차 쇠퇴하면서 위기감이 팽배했었지만 관광산업 활성화로 새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 가운데 케이블카는 ‘지역경제의 1등 효자’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최고의 케이블카 운영으로 평가받는 통영의 경우 최근 자체 설문 조사 결과 통영 방문 이유 1위가 바로 케이블카였다. 케이블카 운영을 통한 수익 뿐 아니라 인근 식당과 주점, 숙박시설, 전통시장을 찾는 관광객 증가로 상권이 크게 되살아나고 있다. 통영시에 따르면 케이블카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만 해도 연간 1300억~1500억원이라고 한다.

신불산 로프웨이도 이에 못지않은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로프웨이 구간은 상북 등억 복합웰컴센터 인근~신불산 서북측으로 최고의 조망권을 갖고 있으며, 인공암벽장과 작천정 별빛야영장 등 기반 시설도 다양하다. 올해 프레(PRE)영화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개최돼 세계인들이 이곳을 찾게 된다.

산악관광의 컨트롤타워가 될 복합웰컴센터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되고 앞으로 로프웨이가 조성되면 모텔 난립 등으로 인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등억 지역은 온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건전한 관광지로 변모할 것이다. 언양·봉계 한우불고기특구를 찾는 발길도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와 채소를 비롯한 농축산물은 물론 각종 관련 용품 소비도 늘어나 농축산업과 기업체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남구의 고래문화 관광, 동구와 북구의 해양 관광 등과도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불산 로프웨이는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확신한다. 산악관광 활성화가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울산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린다.

신장열 울산시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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