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주변을 자발적으로 변화시켜
일방적 리더십 통하는 시대 아닌 만큼
상대 이야기 귀 기울이는 지도자 필요

▲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지난 연말 상영된 국내영화 두 편이 예상을 뛰어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이중 한 편의 영화는 요새 범람하고 있는 상업영화의 물결 속에서 어느 노부부의 삶과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이었고, 다른 한 편은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비를 들이고 슈퍼히어로가 활약하는 흥행보증 블록버스터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1950년 한국전쟁 이후의 아버지들의 삶을 그린 ‘국제시장’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각박하고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새로운 메세지를 전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다큐영화임에도 불구하고 5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또한 ‘국제시장’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단 한번도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고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들의 평범한 아버지,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로하여 심금을 울리는 공감을 불러 일으켜 14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 감정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형성되면그 다음으로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공감은 우리의 현재 상황을 자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일반 원칙의 마법에 걸린 사회적, 정치적 각계 각층의 많은 리더들이 자신들의 생각만이 옳다고 하며, 모든 구성원 또는 국민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화려한 말솜씨로 포장된 주장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복잡한 사회에 살고 있다. 재적인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 의결이라고 하여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적 이해집단이든 정치 정당이든 지금까지의 통계를 보면 대부분이 전체 제적구성원의 40% 이하의 지지만을 받고 구성되고 그렇게 뽑힌 리더들이다. 이것의 의미는 10명 중에 4명 이하밖에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고 나머지 6명 이상은 그들을 지지하지 않고 있거나 신뢰하지 못하고 냉정히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구성원 또는 국민 모두가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에 동의를 하고 있는 것처럼 교묘한 표현으로 자신들의 대표성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것만을 지키고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을 비난하고 폄하하는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행태들로 인하여 이들을 지지하지 않거나 신뢰하지 않는 다수의 구성원 또는 국민들로 하여금 분노를 넘어선 무관심과 냉소의 골을 깊게 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한 방향 전달 시대의 예전에나 통했던 강력한 리더십이나, 세계역사의 한 단면을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였던 괴벨스같은 선동의 리더십과 자기들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따르라는 구호가 이제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정보통신이 발달하여 양방향도 넘어선 다방향의 실시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지적능력과 의식수준이 엄청나게 변화된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공감의 리더십과 상대방의 옳은 이야기에는 수긍하고 힘을 합쳐주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리더이다.

이러한 공감의 리더십과 리더의 진정한 용기는 무관심과 서로간의 냉소로 분열하고 분산되어 있는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을 한 데 모으는 촉매가 될 것이다.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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