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금자 울산문인협회회원 울산시인협회회원 전 양사초등교장

삼랑진과 물금 사이 원동역
봄바람 불면
햇살도 숨죽여 매화 다독이고
아지랑이 삼켜 수줍게 익은 개나리
두 줄 횡대 사열해 봄 마중 한다

낙동강 따라 굽이쳐 흐르는 철길
경부선 완행기차는
사람도 싣고 봄도 싣고
치익치익 가쁜 숨 몰아
세월을 나르면

강물도 매화 향에 봄 물 들이고
손 곱은 어제의 기억은 접어 둔 채
매화 향 흥겨운 취객이 된다

봄은
겨울자락 보내지도 않았는데
매화를 입히더니
소녀 적 아련한 꿈 꺼내기도 전에
또 저 만치 떠나가는데

이 봄날 부탁해 볼까
봄 실은 기차에게,
매화 향 취한 강물에게,

그 세월 그냥 두고 봄만 나르라고

매화 향 닮고 싶은 내 젊은 날
그 얼굴 붉혀
아직은 수줍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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