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작은 모임이 있었다. 울산의 여성계의 몇 사람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울산여성선언 제안자모임"을 가진 것이다.  물론 모임에 참여하기로 약속되었다가 급한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고, 명망 있고 대표성 있는 여성단체장들이나 인사 중에서도 미처 연락이 닿지 않아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작고 조촐한 이 모임은, 적어도 내가 알기론, 지역에서 나이나 계층, 정견, 소속단체의 차이를 뛰어넘어, 그것도 는 큰 원칙을 가지고 모인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이었다.  먼저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작년(2000년)에 남북정상회담과 6 15남북공동선언이이루어진 것은 우리 민족에게 불행의 근원이 되었던 분단을 자주적으로 극복하고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요 민족사의 쾌거였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 민족의 성취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도 일치하였다.  알다시피 지금까지 우리민족은 외세의 간섭과 분단으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분단으로 인한 이산의 아픔,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민족으로서의 치욕과 설움이나 1천만에 이르는 이산가족의 아픔도 그렇거니와 50년이 넘는 대결과 적대정책으로 인해 민족의 역량과 재부가 손실되어왔고 남한의 경우 국가 예산의 20-30%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무기구입비, 주한미군주둔비를 비롯한 국방비로 소모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민생부문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여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경제는 갈수록 위축되고 국민의 생존권은 외면되고 있다.  지난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나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자 온 국민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불러왔던 통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것에 대한 감동과 이제 우리 민족이 전쟁위협 없이 평화롭게 부강한 통일국가를 만들어 갈 길이 열렸다는 것에 대한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이 형식적인 약속이나 일회적인 것으로 그쳐서는 안되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로 답방해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을 고대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이 소위 "MD" 정책이란 걸 추진하며 전 세계를 긴장상태에 빠트리고 "한미간의 조율 없이 남북관계의 진전은 안된다"며 우리 민족의 통일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서는 내정간섭을 해오고 있어 미국의 이러한 긴장조성과 내정간섭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남북정상간의 2차 회담이 빨리 이루어져6.15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발전된 논의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 전국민의 바람이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바라는 여성선언"을 제안하여 울산의 광범위한 여성들의 뜻을 모아보자는 여성계 인사들의 모임은 단지 울산의 여성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로 보더라도 매우 소중하다 하겠다.  이 모임은 앞으로 한 달간 각계각층 여성들 속에서 선언운동의 취지를 알리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여성들의 소중한 바람을 모아 7월초엔 신문광고를 내자는 약속을하였다.  역사 속에서 우리 여성들은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면 평소의 다소곳하고 다소 수동적인 모습을 과감하게 딛고 앞장 서 왔다. 그것은 전쟁이나 재해 등 나라나 사회에 어려움이 닥치면 그 누구보다도 고통을 당하는 것이 우리 여성들이기 때문이고. 우리 자식들이 대를 이어 건강하게 살아나가야 할 조국과 민족에 대한 어머니로서의 남다른 애착과 책임이 여성들 누구나의 가슴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모쪼록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울산여성선언"이 힘차게 전개되어서 우리 여성들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과 통일운동에 대한 여성의 의지,그리고 우리 여성들의 힘을 당당히 선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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