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 추정

악화-호전 반복되는 만성질환

장시간 목욕 금물 보습제 사용을

▲ 서호석 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가 건선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봄을 맞아 건선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선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9년 15만5995명에서 2013년 16만3707명으로 5년간 연평균 1.2% 증가했다. 계절별로는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5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가 이맘때부터 증가하는 것은 우리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저하되고, 황사나 미세 먼지에 피부가 노출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건선이 악화되거나 재발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노출 빈도 줄면 증상 악화

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건선은 붉은색의 발진이 생기고 그 위에 하얀 피부 각질세포가 덮이는 증상이다.

건선은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피부 질환으로 세계적으로 약 3%의 유병률을 보인다. 우리 나라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인 인구 대비 3%, 약 150만명 내외의 건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병률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령별로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2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10대, 30대의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는 “면역력 약화, 내분비 기능 저하, 상처나 자극, 스트레스, 육류와 음주를 즐기는 생활 습관 등이 건선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발생 인자로 인해 표피세포가 이상 증식되면 피부에 붉고 동그란 반점이 나타나고, 그 위에 비듬 같은 하얀색 인설이 반복적으로 형성된다. 이후 새로운 발진들과 서로 뭉쳐지거나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 나가며 피부는 점차 두꺼워지고 가려움증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건성증상은 자극을 많이 받는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에 주로 나타난다. 또 피부의 외상, 목감기, 건조한 피부, 정신적 혹은 육체적 스트레스, 겨울, 약물 등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서 교수는 “밤에 잠을 잘 못자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자외선에 대한 노출 빈도가 줄어들게 되면 일반적으로 건선증상은 악화된다”고 조언했다.

또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지방에서 염증을 악화시키는 물질이 많이 분비되어 건선에 의한 염증을 지속 혹은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체중을 급격히 줄이면 건선이 호전된다는 보고도 있다.

◇순한 비누·보습제 수시로 사용해야

건선 치료법은 다양하다. 약을 바르는 국소치료법, 광을 쪼이는 광치료법, 약을 먹는 전신치료법,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생물학제제 치료법 등이 대표적이다.

서 교수는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상태와 증세, 호전·악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합당한 방법을 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선치료는 사람마다 자외선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서 간혹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대개 증상은 치료 후 귀가하여 자다가 화끈거리거나 가려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 간혹 건선이 있던 부위가 더욱 검게 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서 교수는 “오랫동안 자외선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피부가 노화현상을 보이거나 잡티가 많이 생길 수 있으며 피부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자외선치료를 오래 받은 환자들에게는 평소 일광욕이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될 수 있으니 사전에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물학적제제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면역 물질인 항체나 신호전달물질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약제를 말한다.

끝으로 서 교수는 “건선환자들이 장시간의 목욕이나 사우나 등을 할 경우 피부의 수분과 피지막이 제거돼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순한 비누를 사용하고 보습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

대한건선학회·대한피부과학회 연구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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