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뭄으로 고통을 받던 들녘도 며칠새 내린 단비로 해갈되는가 싶더니 곧이어 장마소식이 들린다. 장마철엔 세균성이질 등 수인성전염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음식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인성전염병은 물이나 음식물에 들어 있는 세균에 의해 전염되는 질환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이 이에 속한다. 이 가운데 콜레라는최근에는 발병률이 거의 없고 장티푸스는 예방접종으로 대부분 피해갈 수 있으나 세균성이질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빠른 전여파속도 때문에 여름철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꼽힌다.  세균성이질은 시겔라(Shigella)속에 속하는 세균이 인체에 감염되어 증식함으로써 복통과 배변때 통증을 일으키고 대변에 혈액이나 고름이 섞여 나온다. 세균이 장벽에있는 세포에서 자라면 염증과 궤양이 생기므로 이를 막기위한 방어작용으로 설사가 유발되는 것이다.  시겔라중 세균성이질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디센트리, 플렉스너리, 보이디, 손네이등 4가지종류의 균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는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나타나는디센트리가 대부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나는손네이균에 의해 발생했다.  세균성이질의 병원소는 사람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원숭이집단에게도 유행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환자나 보균자에 의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전염될 수 있는데 주로 대변을 통한 경구전염이다. 매우 적은 양(10~100개)의 세균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보균자나 감염자가 배변후 손톱 밑이나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다른사람의 인체와 접촉하거나 물건을 만지고 난뒤 그 물건을 만진 사람에게 균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식수, 우유, 바퀴벌레, 파리에 의한 전파도 이뤄진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먹거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집단급식소 환경 때문에 곧잘 집단발병한다.  세균성이질은 빠른 전파력에 비해 철저한 위생관리와 환자발생시 신속한 대처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발병이 돼도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보통 1주일내에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으나 노약자나 소아는 심한 설사에 의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에 의해 사망할 수도 있다.  세균성이질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다른사람과 철저히 격리시켜 전파경로를 막아야 한다. 소량의 균으로도 발병할 수 있으므로 환자의 배설물은 즉시 위생폐기처분하고 환자가 식품취급, 탁아, 환자간호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울산시 남구보건소 함유식 소장은 "장마기간에는 후텁지근하고 축축한 자연환경때문에 세균의 증식이 많고 특히 침수지역에는 음식물과 물의 오염우려가 크므로 수인성전염병의 발병위험이 높다"며 "한번 침수된 음식물은 즉각 폐기시키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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