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나 이탈리아 문화유산국장...반구대암각화에도 큰 관심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울산박물관의 전시방식이 이탈리아와 다른 것이 특이합니다. 한 공간에 유물을 한데 모아 전시를 하니 관람객들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마시모 오산나(Massimo Osanna·사진) 이탈리아 폼페이·헤르쿨라네움·스타비아에 문화유산관리국장이 20일 울산 프레스투어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폼페이에는 출토된 유물이 엄청나게 많지만 박물관이 없기 때문에 유물을 한데 모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에 온 그는 특히 “울산의 관람객이 서울 관람객(20만 3000명)을 능가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이 유물은 ‘정원의 벽화’입니다. 귀족이나 부자들이 살던 대저택에는 화려한 벽화와 조각품들이 가득했습니다. 집안의 벽에는 신화 속 장면이나 남녀의 사랑 이야기 등을 소재로 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정원에는 사람의 흉상과 동물을 조각한 대리석 조각품이 잘 가꾸어진 식물 사이에 배치되었지요.”

모든 유물이 다 소중하지만 가장 가슴을 울리는 유물은 풍요로움과 화려함을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말처럼 ‘황금팔찌의 집(House of the Golden Bracelet)’에 있었던 ‘정원의 벽화’는 길이 10m, 높이 5m가 넘는 대형 벽화다.

이 그림에는 푸른 정원 안에서 한가롭게 앉아있는 새와 분수, 사람의 얼굴이 조각된 기둥 등에 그려져 있어 마치 실제 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원후 79년 8월24일 폼페이가 화산재에 파묻히기 전까지 귀족들은 이런 호화로운 정원에서 산책했다.

오산나 국장은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울산박물관 벽면에 있는 반구대암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당초 사흘 전에 탐방할 계획이었으나, 급한 일정이 생겨 미뤘는데 21일 시간을 내서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에서 출토된 조각품, 장신구, 벽화, 캐스트 등 298건의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21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62일간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 Ⅰ, Ⅱ에서 전시된다. 박철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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