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 이전 유산 위험 커

중증 빈혈 등 있으면 안돼

장기 비행땐 혈전 주의를

▲ 허인정 프라우메디병원 전문의가 해외 태교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임신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임신부들 사이에서 괌, 세부, 푸켓 등 휴양지로 떠나는 해외 태교여행이 유행이다. 30대 주부 최모씨도 출산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의 설렘도 잠시. 비행기를 타도 아기가 안전한지, 조산하는 건 아닌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임신 몇 주까지 비행기를 타도 괜찮을지 허인정 프라우메디병원 전문의와 함께 임신부 비행기 탑승 가이드를 살펴본다.

-임신 몇 주까지 비행기를 타도 괜찮을까?

“임신 37주째부터는 아기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임신 36주차까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쌍둥이 같은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라면 그보다 더 빨리 출산할 수 있기에 32주차까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임신 36주차 이전의 산모 비행기 탑승 시 주의사항은.

“유산 위험이 큰 임신 초기(12주차 이전)이거나, 조기 분만할 가능성이 있는 산모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게 좋다. 조기 분만 가능성은 혈액검사·질분비물 검사·초음파검사·자궁수축 모니터링·양수검사 등으로 알 수 있지만, 아랫배가 뭉쳤다가 괜찮아지기를 반복하거나, 태동이 줄거나, 주기적으로 복통이 느껴져도 조기 분만 가능성이 크기에 주의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이 무조건 예외가 되는 임신부는?

“비행기 탑승이 무조건 예외가 되는 임신부도 있다. 중증 빈혈이나 질 출혈 등 임신과 관련된 합병증이 있거나 호흡기·순환기 문제가 있는 임신부라면 비행기를 타는 게 위험할 수 있다. 또 유산 위험이 있는 12주 이전의 초기 임신부도 비행기 탑승이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정기에 접어들고 난 후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다.”

-태아가 방사선에 노출되진 않을까?

“임신부가 비행기 탑승 시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방사선 노출이다. 하지만 그 피폭량은 양수와 양막 등으로 둘러싸인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만큼 많지 않다. 공항 보안검색대의 방사선 노출 역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검색대 통과 없이 손이나 검색막대를 이용해 검사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

-장시간 비행의 주의점은.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이란 다리의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혈전(피떡)이 생기는 질환으로,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을 유발한다. 임신부는 오래 앉아 있으면 골반 주위의 혈관이 눌리기 때문에 심부정맥 혈전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네 시간 이상 비행해야 한다면 헐렁한 옷과 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복도 쪽에 앉아 30분에 한 번씩 통로를 걸어 다니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알코올·커피·탄산음료 마시는 것을 삼갈 것을 권한다. 또 기내의 객실 기압이 저하돼 장내 가스가 팽창될 수 있는 만큼 임신부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 좌석 선택 시 조언.

“좌석을 선택할 때는 가능하다면 비행기의 맨 앞줄의 복도 좌석이나 중간 지역의 날개 위의 좌석을 선택하는 게 좋다. 맨 앞줄의 복도 좌석은 공간의 여유가 있어 임신부에게 편안하고, 중간지역의 날개 위의 좌석은 부드러운 탑승감을 준다.”

-응급상황 대비책은?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출산 예정일, 산과의사와 연락할 수 있는 정보, 혈액형 등을 기록한 문서를 항상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임신부는 기내에서 이동할 때 이상기류로 인한 갑작스런 동요에 항상 주의하는 게 좋다. 이상기류로 인한 안내가 있는지 확인하고 안전한 경우에만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한다. 좌석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안전을 위해 좌석벨트를 착용하되, 골반과 대퇴상부가 불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허인정 프라우메디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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