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극단 벅수골·선창·누리에

 
■ 6월12일 ‘통영! 나비의 꿈’
윤이상 동백림 사건 다루며
시인 백석 통영 체류기 담아

■ 14일 ‘차력사와 아코디언’
삼류인생의 처연한 인생사
자기연민의 공감 불러일으켜

■ 15일 ‘사초’
연산군 시절 ‘무오사화’ 로
사관의 강직한 언론관 담아

오는 6월 울산에서 개최되는 전국연극제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인 12일 울산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는 경남대표팀 벅수골의 ‘통영! 나비의 꿈’(연출 정창석·작 백하룡)이 공연된다.

이 연극은 통영이 낳은 유명 음악인 윤이상이 겪은 동백림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이 속에서는 윤이상이 떠올린 시인 백석의 연애담이 액자식 구조형태로 들어가 있다. 

▲ ‘벅수골’의 연극 ‘통영! 나비의 꿈’ 중 한 장면.

1967년 납치돼 고문을 당하게 된 윤이상은 시인 백석의 통영 체류기를 떠올리게 된다. 백석은 결혼한 몸으로 ‘란’이라는 이름의 이화여전 학생을 친구에게 소개받고 사랑에 빠진다. 란을 쫓아 통영으로 향한 백석은 그녀의 부모에 의해 더이상 란을 만날 수 없게 된다. 백석은 사랑의 열병에 시름시름 야위어가고, 윤이상을 향한 고문은 더욱 가혹해진다.

14일 소공연장에서는 전북 극단 선창의 연극 ‘차력사와 아코디언’(연출 강대흠·작 장우재)이 공연된다.

목포 출신 작가 장우재의 희곡 ‘차력사와 아코디언’은 2003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됐으며, 비루하기 짝이 없는 삼류 인생의 처연한 인생사를 그리고 있다.

‘아코디언’은 집 나간 아내를 찾아, ‘차력사’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배우 ‘양숙’은 연극을 하기 위한 임시 돈벌이 아르바이트로, 후배 ‘써니’는 자아를 찾기 위해 가짜 건강보조식품을 팔고 다니면서 전국을 유랑한다. 이들은 이 건강보조식품을 믿고 희망을 가지면 어떤 죽을 병이라도 다 고칠수 있다며 사람들을 설득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강대흠씨는 “비루한 삼류 인생의 삶을 통해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기 연민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그들의 간절한 삶이 오히려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15일에는 부산대표 극단 누리에의 연극 ‘사초’(연출 강성우·작 김문홍)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사초’는 연산군 시대에 벌어졌던 ‘무오사화’를 소재로 한다. 왕의 말과 행동을 기록했던 사관들의 강직한 역사관과 언론관을 담은 작품이다.

어느날 김종직 일파를 증오하는 유자광과 사림파를 제거하기 위한 연산군은 몇몇 대신들과의 밀담에 사관을 들이지 마라는 명을 내린다. 그러자 사관 김정혁은 자신의 임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작품을 연출한 강성우씨는 “역사란 지나간 일의 선악과 시비를 평가하고, 나아가 현재와 미래의 교훈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강하다. 지나간 일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교훈을 얻으려면 역사는 공정하게 기록되어야 한다”면서 “언론의 힘이 바닥이 된 지금, 그들의 펜을 통해 쓰여진 역사가 후세에 바르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연극에 담았다”고 전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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