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아파트 공사장 경계...강동 푸르지오 단지 내

보도블록 등 내려앉아...양쪽 시공사 ‘네탓’ 공방

안전진단 후 원인 밝히기로

▲ 27일 울산시 북구 강동동 푸르지오 1차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 통행금지를 알리는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준공 1년도 채 안 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보도블록이 침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반침하를 둘러싸고 인근 아파트 시공사와 기존 아파트 시공사측 모두 자신들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 애꿎은 입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27일 오전 강동블루마시티 내 푸르지오 1차 단지 안. 104동과 106동 사이 보도블록 등이 지진이라도 난 듯 물결을 이뤘다.

주민 쉼터 벤치도 땅이 한쪽으로 기울며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떠있었고, 인조잔디가 깔린 야외배드민턴 바닥은 한쪽면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푹 꺼졌다. 화단쪽은 땅 갈라짐이 심해 펜스는 옆으로 누웠다.

특히 지반침하가 일어난 바로 옆에는 어린이집이 위치해 아이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 보였다. 관리사무소측은 만일의 사태를 위해 주변 접근금지 푯말을 세우고 주민 출입을 막고 있는 상황.

관리사무소 및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2~14일까지 비가 내린 이후 지반침하가 시작됐는데 바로 인근 강동힐스테이트 공사장 경계부분을 중심으로 침하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부터 착공에 들어간 해당 아파트 공사는 현재 터파기 및 파일박기가 한창으로 일부 주민들은 이 곳 공사가 지반침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강동힐스테이트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측은 “외부전문업체를 통한 점검결과 지반침하가 공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었다”며 오히려 힐스테이트 공사장 경계부근이 아닌 곳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난 것을 두고 기존 푸르지오 아파트 시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푸르지오 시공사인 대우건설측은 지난해 준공을 마무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최근 지반침하가 이뤄진 점을 들어 자신들에게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내 지반침하는 발생했지만 2주일이 가깝도록 어느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상황.

푸르지오 입주자대표회의 문문국 회장은 “준공 1년도 안 된 멀쩡한 아파트 단지내에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그에 따라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데 누구하나 나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북구청의 중재로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푸르지오 주민 등 이해당사자들이 현장에 모였다. 북구청은 이 자리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측이 쌍방간 절반씩 비용을 부담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지반침하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고 그 원인자가 원상복구를 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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