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류의 가장 큰 숙제는 "안전한 물의 확보"이다. UN이 정한 올해 물의 날 주제는 "물과 건강"이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물과 건강은 여러 측면에서 서로연관되어 있으며 사람과 지구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물의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 3월1일부터 6월1일까지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73mm로 평년의 2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사막이 없으면서도 UN이 정한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특이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83mm이나 6월∼8월 장마철에 집중되며 저수 시설의 부족으로 물 이용률은 26%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1인당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5%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요관리와 절약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댐을 건설하여 물 공급을 늘리는 길 뿐이다. 강수량의 10%만 지금보다 더 저장할 수 있어도 물 문제의 근본해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수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3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중소 규모의 31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개 정수장 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한다. 그동안 학계 일각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온 적은 있으나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 의원이 수차례에 걸쳐 울산시의 21세기 상수도계획에 대해 제언한 바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울산시 당국에서는 수질을 고려하지 않은 물량확보 위주의 상수도 정책에서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수질 확보 위주의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판단되며, 낙동강 물에 의존하는 정책으로부터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올해 4월 현재 울산시의 상수도 생산량 32만3천t에서 약 50%를 낙동강 물에 의존하고 있다.  울산시가 최근 발표한 상수도 장기 지표에 따르면, 목표년 2016년의 상수도 수요량68만t의 확보를 위해 기존의 회야댐 12만t과 낙동강 계통 21만t, 그리고 2003년에완공되는 사연댐, 대곡댐 계통에서 22만t, 2013년까지 낙동강 계통 2차 확장사업에서 13만t을 추가로 취수하여 필요수량을 채운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앞으로 계속 울산의 상수도의 시설용량의 50% 이상을 낙동강 물에 의존하려는 안이한 정책으로 판단되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각 연구전문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낙동강 물은 최근에 들어 수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물질, 환경호르몬과 유해병원균이 검출되고 있다고 밝혀지고 있어 낙동강 원수를 식수로 하는 도시의 시민들은 수돗물의 안정성에 대해 심각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 바닥이 유독성 환경호르몬 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류로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우스갯 소리로 "걸레는 빨아도 행주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울산시 당국에서는 3급수를 초과하는 낙동강 물이라도 고도정수처리를 하여 시민들에게 공급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고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수원수와 수돗물의 수질기준 자체가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 비하여 느슨하다 못해 허술할 뿐만 아니라 고도 정수처리가 낙동강 물과 같이 원수의 수질이 나쁜 경우에는 안전한 수돗물의 생산을 보장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한다.  또한 무작정 낙동강 물에 의존하다가 심각한 수질오염 사고나 인한 이상 가뭄으로 낙동강 물마저 고갈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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