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시민과 함께 호흡한

울산의 자랑이자 공유재산

지역발전의 영원한 동반자

▲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7633! 5월15일자 경상일보의 지령입니다. 온 시민과 함께 축하드리며, 감사드립니다. 울산의 언론, 특히 신문의 역사를 써 온 경상일보를 보면서 신문을 생각해봅니다.

신문과 관련해 자주 듣는 단어가 ‘사양 산업’입니다. 방송과 인터넷, 스마트폰까지 등장해 시장은 좁아지고 영향력은 줄어들어 신문의 입지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입장은 다양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저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뉴스를 담는 그릇이 달라진다고 해도 본질가치로서의 신문은 여전히 건재한 뿌리산업이기 때문이며, 뉴스의 홍수가 오히려 정제된 뉴스, 공신력 있는 뉴스에 대한 갈증을 키워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20세기 내내 베스트셀러였던 신문이 스테디셀러로 안정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00년, 400년 전의 고전이 시대를 초월해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금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지방신문의 현실이 어렵습니다. 온 길도, 갈 길도 흙먼지 나는 황톳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신문의 가치와 존재이유는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소중해지고 있습니다. 이웃 일본의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신문들은 우리에게 좋은 모델입니다. 1995년 2월 한신 대지진때 고베신문은 지진으로 본사가 붕괴되자 이웃도시의 교토신문사까지 가서 신문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언론의 기본적인 사명이겠지만 지방신문 고베신문은 달랐습니다.

다른 신문이 일주일 넘게 재해의 참상만 전할 때 고베신문은 희망을 말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모았다고 합니다. 눈물과 아픔의 오늘보다 내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지역에 대한 애정과 지역민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지방신문은 그 지역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지역민과 호흡을 같이 하고 지역에 희망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에 매우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신문이 있습니다. 지난 26년간 경상일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신정동에서 무거동으로 사옥을 옮겼고, 4면, 8면으로 발행하던 지면은 16면, 20면으로 늘었습니다. 독자도 늘었고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그야말로 울산의 대표신문이 되었습니다. 그 모든 변화가 단지 시간에서 온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고뇌가 담긴 지면을 통해서 또 출판과 공연, 전시,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시민과 호흡하고 지역과 함께 한 진심의 힘, 신뢰의 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경상일보의 26년을 존중하고, 경상일보는 울산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신문은 경상일보 임직원들이 만들지만 경상일보는 그냥 외면해도 좋은 진열대의 상품이 아니라 지키고 키워가야 할 공유재산이 되었습니다. 공유재산은 시민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큽니다. 울산은 경상일보라는 공유재산을 더 키워가야 하고 경상일보는 언제나 울산과 함께 할 것으로 믿습니다. 경상일보가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만드는 이 대전환기의 울산에 큰 힘이 되는 신문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울산 발전의 영원한 동반자로 시민의 자랑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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