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을 제패, 돌풍을 예고한 「유럽의 샛별」 세르히오 가르시아(21. 스페인)의 독특한 버릇이 새삼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7일(한국시간)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연장전까지 치르며 대회 우승컵을안은 가르시아가 어드레스 자세에서 수도 없이 그립을 쥐락 펴락 하는 모습이 전세계에 생중계됐기 때문.

 대부분의 프로 골프 선수들은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뒤 손목을 가볍게 흔들어주는 동작(왜글)을 취한 뒤 스윙에 들어가지만 가르시아는 대략 20여차례 가량 그립을고쳐 쥐는 「지루한 절차」를 반복한다.

 마치 「쇠젖을 짜는 동작」처럼 보이는 가르시아의 독특한 「왜글과 그립 고쳐잡기」는 최고 24차례나 반복되기도 했다.

 가르시아의 이 버릇은 벌써 유명해져서 지난해 캐나다오픈에 출전했을 때는 갤러리들이 합창하듯 『하나, 둘, 셋…』하면서 14번까지 가르시아의 「쥐락 펴락 동작」을 세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나만의 특징」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타이거 우즈가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쥐고 흔드는 것이나 아놀드 파머가 바지를 추스리는 것, 잭 니클로스가 잔뜩 웅크린 자세로 퍼트를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시비」가 없듯이 「쥐락 펴락 동작」이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다.

 가르시아는 『난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스윙을 할 이유가 없다. 100번이라도그립을 고쳐 잡아야 한다면 난 그렇게 할 작정』이라고 강변했다.

 또 가르시아의 쥐락 펴락 동작은 사실 그립을 고쳐 쥔다는 목적보다는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 이르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선수들도 대체로 가르시아를 이해해주는 분위기다.

 연장 접전을 벌였던 톰스는 『딴 데 보고 있다가 볼 치는 소리가 들리면 「쳤나보다」하고 경기를 계속하면 된다』며 「신경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PGA 투어와 유럽 투어를 동시에 석권하겠다는 가르시아가 우승을 자주하면 할수록 」쥐락 펴락「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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