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하복부, 골반뼈, 엉치뼈 등에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남성들보다 월등하게 많다는 것을 진료실에서 실감하게 된다.  여성의 내부생식기(자궁, 나팔관, 난소)가 하부 복강(골반강)안에 있고 이들 장기들이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주기적으로 겪게 되므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병이 없는 여성에서도 월경의 주기에 따라 하복부나 하부요추부위에 가벼운 통증이나 불편감, 무거움 등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대표적인 것이 월경통과 배란통이다. 여성들은 어느 정도의 통증은 원래 그럴 수 있는 것으로 치부하여 병원을 잘 찾지도 않을 뿐아니라 설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경우라도 특별한 소득이 없었던 기억이 있어 증상이 악화되어도 병원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소홀함이 5년 10년 뒤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도있다.  월경통은 여성의 50%가 경험하는 아주 흔한 여성들만의 불편 중 하나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이 없는 체질적인 통증(원발성 월경곤란증)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발성이어도 월경통의 정도가 원래 심한 경우, 심하진 않아도 통증의 정도가 시간이지날수록 더 나빠지는 경우, 없었던 월경통이 새롭게 발생하는 경우엔 반드시 어떤 원인 질환이 있고 이들 원인중 가장 많은 것이 자궁내막증이란 병이다.  자궁내막증에서는 월경통 외에 허리가 아프거나 특히 엉치뼈가 아픈 경우가 많다. 또 부부관계시 깊이 삽입하면 배나 허리가 아프다든지, 월경기간이 아닌 시기에도 간헐적이거나 지속적으로 하복부에 통증을 느낀다든지, 대변을 볼 때 항문부근이나 엉치뼈가 아프면서 항상 시원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다.  많은 자궁내막증 환자가 이런 불편함이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병원을 찾지 않거나 혹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아도 이런 사실을 의사한테 말하지 않은 채 그저 여성이기 때문으로 생각해버린다. 더러는 그래서 원인을 찾지 못한채 산부인과 외에 내과, 정형외과, 정신과, 일반외과 등을 전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자궁내막증은 월경혈이 나팔관을 역류하여 배 안으로 들어가서 어떤 유전적인 결함때문에 이들 월경혈안에 있는 내막조직이 흡수되지 않고 배 안의 복막 등 장기의 겉에 붙어서 자라게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병이다.  여성의 10%에서 발생하는 흔한 병이며 특히 이 병은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불임여성의 경우에는 발생빈도가 30%에 이른다. 자궁내막증은 60~70%에서 방치할 경우 더 심한 상태로 악화되어 수술이 어려워질 뿐아니라 수술후 심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월경통, 골반통, 천골통, 성교통, 배변시 통증이나 불편감, 불임증 등이 있는 여성들은 반드시 자궁내막증에 관심이 있는 산부인과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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