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과다 사용때 증상 발생...정확한 원인은 안밝혀져

커지고 아프면 수술 고려

▲ 박철 박병원 원장이 손목결절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는 사무직 김모(37)씨는 어느날부터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시큰거리는 미세한 통증을 느꼈다. 며칠이 지나자 손목에는 작은 물혹도 생겼다. 만져보고 눌러도 봤지만 잠깐 내려갔다 올라올뿐 없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손목결절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처럼 사무실에서 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직장인뿐 아니나 청소와 같은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 헬스클럽에서 기구 운동을 주로 하는 젊은 남성들도 손목결절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갱글리언’(ganglion)으로도 불리는 이 증상은 관절낭 등에 생기는 일종의 낭종이다.

◇손목 관절막이 변형돼 부풀어 올라 발생

결절종은 관절액이 새어 나와 투명한 젤리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형성하는 질환이다. 손과 손목에 흔히 생기는 연부조직(근육, 인대, 지방, 혈관 등) 종기로 흔히 물혹이나 자갈풍으로 불린다.

박철 박병원 원장은 “결절종은 모든 부위에 생길 수 있지만 주로 관절이나 힘줄막 인접에 생긴다”면서 “특히 손목 위 아래에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손목 관절의 관절막이 변형돼 부풀어 오르면서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혹은 일종의 물혹으로, 내부에 끈적끈적한 액체성분이 들어있어 혹 가까이 불빛을 비추어보면 빛이 투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별로 아프지는 않지만 모양이 보기 싫고, 손목 바닥 쪽에 생긴 경우 불편함이 있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손가락 마디에 물혹이 생기면 간혹 피부가 얇아지는 경우도 있다. 손가락 마디 뼈의 날카로운 모서리 때문에 마디를 둘러싼 막이 닳아서 마디 안에 있던 액체가 흘러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흔한 손등 중앙 결절종은 인대와 관절막이 만나는 부위에서 생기는 것이 특징이며, 완두콩만한 것부터 호두만한 크기까지 다양하다. 결절종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고 남자보다는 성인 여자에게서 잦은 편이다.

◇재발 막을 확실한 치료법은 없어

결절종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의들은 주로 외상을 입거나 손을 과다하게 사용할 때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그냥 놔둬도 큰 문제가 없지만 혹의 크기가 커지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계속 손을 사용하게 되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박철 원장은 “만약 결절종이 커지지 않고 통증이 없다면 그냥 놔둬도 큰 문제는 없다. 결절종이 암 등의 중증질환으로 발전한다는 보고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기에 좋지 않거나 크기가 커지고 낫지 않는다면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특별히 혹이 튀어나오지는 않으나 손목이 아픈 경우도 있다. 이때는 손목 마디의 안쪽으로 조그만 혹이 생겼을 수도 있다. 이는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혹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절종의 진단은 간단하다. 비용 부담이 크고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MRI(자기공명영상)검사 대신 짧은 시간에 큰 비용부담 없이 초음파검사만으로 질환을 정확히 판독할 수 있다.

결절종 진단을 받게 되면 결절종 부위를 절개하고 관절낭 부위의 뿌리까지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되거나 비수술적인 치료를 받게 된다.

비수술 치료로는 결절종에 압력을 가해 터트리거나 주사기로 혹 안의 물을 빼내는 방법이 있다. 이는 간편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박철 원장은 “정말 생활에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아니면 수술은 권하지 않는다. 수술 흉터가 미용상 더 보기 싫을 수도 있고, 수술을 해도 재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박철 박병원 원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