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에서 조각공부를 하고 귀국한 허선희·고수영씨 부부 조각작품전이 오는 14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일상들과 그에 투영된 마음의 변화들을 나무에 기댄 사람의 형상을 빌려 선으로 표현하거나 소리의 기원을 잡아내기 위해 다양한 면들의 단절과 이어짐을 잡아낸 6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재료는 돌, 브론즈,테라코타, 석고 등 다양하고 스케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허선희씨는 무거운 돌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여성특유의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국에서의 삶 속에서 느끼는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감성,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의 기쁨과 가족들이 엮어 만들어내는 안온함들이 부드러운 곡선미를 가진 석고작업으로 그대로 느껴지듯 따뜻하다.  고수영씨의 돌조각은 이태리대리석이 주는 차가운 유백색의 질감을 금세 날아갈듯한 소리의 파장을 잡은 깊은 우물을 연상시키듯 다소 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한 작업인 석고작품에서는 앞서의 정적을 깬 역동성을 보이고 있다.  고씨는 "돌을 다루면서부터는 돌에 운율을 싣는 작업을 하게 됐다"며 "예전엔 소리의 기원을 찾는 작업이었던데 반해 이젠 사방으로 퍼져가는 소리의 운율을 좇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출산인 허선희씨와 대구출신인 고수영씨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와 대학원 동문으로 나란히 로마 국립아카데미 조각과를 졸업했으며 로마국립 아카데미 Scuola del누드과정을 이수했다. 둘다 현재 영남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이애정기자lov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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