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 - 가족봉사단체 ‘호연이’

▲ 지난 23일 울산지역 순수 가족봉사단체 ‘호연이’는 범서읍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주말과 석가탄신일을 포함한 황금연휴, 캐리어를 이끌고 어디론가 떠나는 가족들 사이에 노란조끼를 입고 비닐 봉투와 집게를 든 가족들이 있다.

최연소 3세부터 40대의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의 가족들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우리’를 위해 모였다.

‘우리’를 위해 거리 환경미화를 시작한 이들은 하나의 가족이 더 큰 가족이 돼 나눔의 참의미를 배운다. 2시간 동안 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담으면 빈 봉투는 어느덧 두 손 가득 무겁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은 깨끗한 거리를 뒤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8가족 23명으로 시작해 900시간 이상의 나눔을 펼치는 울산지역 순수 가족봉사단체 ‘호연이’(회장 이인희)이다.

호연초 학부모들이 모여 결성
60명의 가족 2개 팀으로 나눠
매주 3~4시간 연 120시간 봉사
울산지역 순수 가족봉사단체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호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모여 결성한 ‘호연이’는 매주 3~4시간씩 60명의 가족이 2개팀으로 나누어 매년 12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호연이’는 ‘생활속에 스며드는 봉사’라는 정신으로 범서읍 일대의 청소, 정기적인 노인요양원과 장애인 생활시설의 환경정화를 비롯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호연이’는 매달 빽빽한 봉사 스케줄로 운영된다.

첫째 주 일요일은 연화노인요양원에서 점심제공 프로그램 보조 네일 맛사지 재롱잔치 말벗봉사를, 둘째 주 토요일은 울주 두동면 봉계리 성애원을 찾아 3시간 동안 정신지체 아동·노인들에 말벗 장기자랑 게임 등 프로그램 진행을 하며, 셋째 주 토요일은 3시간 동안 범서읍 주변에서 환경미화 활동을 한다. 또 분기별로는 온양읍 덕하리 나눔터에서 장애아동에게 말벗, 동화구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몸소 느끼고 있다.

이인희 회장은 “가족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은 처음 요양원과 장애인 시설을 방문했을때 ‘엄마 냄새나요’라며 겁을 먹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차별없이 스스로 다가가는 모습을 봤다”며 “아이들을 통해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봉사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생활속에서 봉사를 몸으로 익히고 먼 훗날 미래에도 봉사하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호연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윤동영(구영중 2)군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5년간 활동하고 있다.

윤군은 5년간 300시간의 봉사를 인정받아 올해초 국제라이온스협회 개인 봉사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하기싫은 마음에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통해 받는 즐거움보다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윤군은 “미래의 꿈은 사회복지사이다”며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희(45·구영리) 주부는 “가족들과 봉사를 하며 봉사는 희생이 아니라 기쁨이고 즐거움이라는 것을 느낀다”며 “가족들과 함께 세대간의 차이를 줄이고 어르신들의 소외감을 풀어주고 바른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 이웃간에 사랑하는 마음까지 갖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혜진기자 hj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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