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개통하는 울산대교의 통행료가 1000원(소형 기준)으로 결정됐다. 접속도로인 염포산터널은 500원이다.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을 모두 지나가면 1500원이 된다. 오랫동안 논란을 거듭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샀던 통행료가 예상보다 낮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애초에 투자기업인 하버브릿지(주)가 제시했던 금액은 울산대교 1300원, 염포산터널 800원이고, 둘다 지나면 2000원이었다.

이날 결정된 금액은 10년전 공사를 시작하면서 울산시와 하버브릿지(주)가 약속했던 요금에 크게 못미친다. 당시 협약에서는 불변가격을 울산대교 1000원과 염포산터널 600원으로 정하고 10년 뒤 물가상승률에 따라 추가하기로 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아예 적용하지 않았고 염포산터널 통행료는 불변가격에서는 100원을 더 내렸다. 이는 동구를 중심으로한 지역주민들이 염포산터널의 무료화를 강력하게 주장한데 따른 여론을 감안한 결정이다.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울산시의 노력을 높이 살만하다.

향후 1년동안 통행량과 운영수익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물론 저금리 시대의 이점을 활용하는 사업재구조화, 경우에 따라서는 시행사의 자금재조달과 30년간으로 돼 있는 관리운영기간의 연장 등의 대안을 모색한 다음 통행료를 다시 조정할 계획이다. 통행료 조정을 위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안 모색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염포산터널 무료화를 주장해온 동구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통행료에 대해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요구에 100% 부합한 결론이 아님에도 현실적인 결론에 대해 수용하는 성숙된 민주시민의 태도다. 반면 일부 정치인들은 여전히 무료화를 주장하며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잣대의 무조건적 반대로 분석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논란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다수가 수긍하는 합의가 이뤄지면 그것을 수용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비판-타협-관용은 민주주의 운영의 원리 중 하나다. 더 이상의 통행료 논란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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