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민 ‘화합의 다리 기원’ 악수·포옹

▲ 26일 울산대교 시민개방의 날 행사에 참가한 울산시 남구 주민들과 동구 주민들이 손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26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이날 남구민 2000여명과 동구민 2600여명은 울산대교 한가운데에서 만나 “울산대교가 남구와 동구를 잇는 화합의 다리, 번영의 다리가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는 오후 1시40분께 남구 매암사거리와 동구 염포산영업소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동구에서,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은 남구에서 ‘출발’을 외쳤다.

출발 세리머니와 함께 울산대교 양 끝에서 동시에 출발한 남·동구민은 흥겨운 풍물놀이와 함께 해상 70m 위에 떠있는 대교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자동차전용교량인 울산대교지만, 이날 하루만큼은 시민들에게 길을 내줬다.

무더운 날씨에서도 남·동구민은 기대에 찬 모습으로 울산대교 걷기에 참여했다. 남구민은 동구쪽 주탑까지 가서 되돌아오고, 동구민은 남구쪽 주탑까지 가서 되돌아오는 왕복 5㎞의 코스였다.

남구 매암사거리 행사장에서 출발한 주민들은 30여분 정도 걷자 주탑에 다다랐다. 우뚝 솟아오른 주탑 구조물은 웅장했다. 주민들은 “다리가 멋지다”고 연신 감탄하며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동구쪽으로는 현대중공업의 건조 중인 선박과 대형 골리앗 크레인이 보였고, 남구쪽으로는 열기를 내뿜는 SK에너지를 비롯한 석유화학업체가 즐비하게 늘어섰다.

울산대교 한 가운데서 만난 주민들은 중앙분리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흔들어주기도 하고, 악수를 했다. 서동욱 남구청정과 권명호 동구청장은 대교 가운데에 마련된 무대 앞에서 ‘포옹’을 하며 두 지역 주민과의 만남을 축하했다.

남구민 하미옥(51·신정1동)씨는 “역사적인 날이다. 울산대교를 직접 걸을 수 있어 기분이 좋고, 다음에는 차를 타고 울산대교를 건너 동구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구민 유현정(39·방어동)씨는 “동구와 남구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줄 몰랐다”며 “눈 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으로 더운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산대교의 개통으로 20㎞를 돌아가야했던 남구와 동구의 거리는 6㎞로 단축됐다. 남구 장생포와 동구 방어진이 연결돼 고래관광과 해양관광의 핵심 벨트 역할을 해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대교 개통으로 물류수송 체계가 변화되고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기가 넘치게 되길 기대한다.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울산대교 개통을 시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대교는 총 5398억원이 투입돼 현대건설사 등 9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울산하버브릿지(주)가 건설했다. 남구 매암동과 동구 일산동을 잇는 길이 8.38㎞(본선 5.62㎞, 연결로 2.76㎞), 왕복 2~4차로 규모의 다리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는 1150m로 단경간 현수교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에서는 3번째다.

김은정기자 new@ 박혜진기자 hj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