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정옥)과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최종원)가 공동주최한 제19회 전국연극제에서 대구 대표로 참가한 극단연인무대의 〈돼지사냥〉이 대상(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울산의 대표로 창작극 〈장승들의 귀로〉를 공연한 극단 울산은 대표 박용하씨가 희곡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으나 작품상이나 개인상을 하나도 받지 못해 아쉬움을남겼다. 박대표는 99년 전국연극제에서도 〈처용은 개운포에 없다〉로 희곡상을 수상, 극작가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연극제 심사위원단은 9일 사회풍자극인 〈돼지사냥〉이 빠른 템포로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조절한 연출, 선명한 주제, 연기자들의 호흡과 앙상블 등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돼지사냥〉은 상금 2천만원과 함께 올해 10월 개최되는 서울공연예술제에 초청되는 특전을 받았으며, 이 작품의 연출자인 한전기와 주연배우 이성민은 연출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금상은 극단 연극사회(강원)의 〈칠수와 만수〉(행정자치부장관상), 극단 현장(경남)의 〈오이디푸스와의 여행〉(문화관광부장관상)이 수상했고 은상에는 청주시연극협회연합(충북)의 〈언덕위의 빨간 벽돌집〉(제주도지사상), 극단 하늘(전북)의 〈부자유친〉(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상), 제주극협의 〈바이칼호로의 여행〉(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 극단 연극마을(경기)의 〈유랑극단〉(제주시장상)이 뽑혔다.  이밖에 미술상은 극단 현장의 최대문씨가 각각 차지했고 연기상은 연극사회의 양흥주, 현장의 윤덕현, 청주시연극협회연합의 정인숙, 하늘의 소종호, 극단 예사랑(대전)의 한선희씨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제주 문화회관에서 펼쳐진 이번 연극제에는 15개 시·도 대표 극단들이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  박용하씨 인터뷰-  "울산이라는 도시가 안고 있는 정신적 환경에서 극적 요소를 찾아내 형상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너무나 잘알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기 때문에 언어가 살아있다는 평을 듣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을 맡은 입장에서 개인상인 희곡상만 받게돼 단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  희곡 〈장승들의 귀로〉로 제19회 전국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은 박용하씨(극단 울산 대표·울산문예회관 근무)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언어가 생동감 있고 갈등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박씨는 지난 94년 처음으로 〈동백꽃 그리고 1994〉를 직접 써 무대에 올린 이후 4편의 희곡을 발표하여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 99년에 〈처용은 개운포에 없다〉로 전국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았고 2000년 공무원문예대전에 〈흔들리는 포구〉로 출품해 희곡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향토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갈등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극적 소재는 내가 처한 삶의 환경에서 발견해야 형상화하기 쉽습니다. 모르는 이야기를 끌어내면 억지스러울 수 밖에 없지요. 울산의 역사와 울산사람의 삶을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4편의 작품을 모두 직접 연출해 무대에 올렸던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연출가로서 극본을 객관화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작가와 연출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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