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 다이아몬드 채취 현장의 끔찍한 실상을 공개한 책을 쓴 앙골라의 유명 언론인이 군 장성들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수도 루안다 법원은 언론인이자 반부패 활동가 하파엘 마르케스 데 모라이스(43)에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형 집행을 유예했다.

법원을 또 마르케스에게 2011년 펴낸 책 ‘피묻은 다이아몬드: 앙골라의 부패와 고문’을 시장에서 전량 회수하고, 앞으로 재출간하거나 번역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 책을 통해 마르케스는 앙골라 다이아몬드 산지에서 앙골라 군인과 경비대가 100건 이상의 살인과 수백 건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피묻은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는 앙골라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내전 국가에서 생산돼 불법 거래되는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마르케스는 그를 고소한 장성들이 재판을 앞두고 그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고소를 취하해주겠다고 제안해 합의했으나 이 합의를 어기고 돌연 구형과 선고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내 활동과 탐사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며 “법원이 무엇이든 꼬투리를 잡아서 형을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관계도 “이번 판결은 마르케스를 본보기 삼아 앙골라에서 인권 관련 보도를 억압하려는 명백한 시도”라며 “이번 판결로 앙골라는 아프리칸인권헌장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인권 관련 국제법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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