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의 슬로건으로 30일 막을 연 전국소년체전에서 울산 선수단에 금메달 못지 않은 감동적인 소식이 터졌다. 울산판 우생순이다.
이 대회 핸드볼 여중부에 참가하고 있는 울산 신일중은 지난 29일 사전경기에서 경주여중을 23대2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이제 고작 1회전을 통과해 2부 능선을 넘은 이 팀에게 선수단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은 이들의 전국소년체전 대회 참가 사상 첫 승리였기 때문.
울산시핸드볼협회 이항로 전무는 “학교 운동부의 최고 대회라 할 수 있는 전국소년체전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해체 논의가 나올 정도로 안좋았던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1회전 승리로 모든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다. 금메달 보다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1998년도 신정여중 당시 창단한 신일중 핸드볼부는 올해 소년체전까지 울산의 핸드볼 여자중등부로 참가한 17년 간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대회 참가를 앞두고는 1회전 통과를 목표로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갔다.
신일중 박상순 지도교사는 “여고팀인 울산여상 핸드볼부 선수단과 함께 훈련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함께 운동하는 언니들이 동생들을 세심히 가르치면서 훈련효과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쌍둥이를 출산한지 2주도 안 된 박혜경 감독도 출산휴가중에도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그 결과 그토록 기다리던 전국소년체전 첫 승리를 대승으로 일궈냈다.
이들이 2회전에 만날 팀은 부산인지중. 전국 4강의 강호다.
하지만 1회전을 통과한 신일중 선수들의 사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기적을 꿈꾸게 하고 있다.
박상순 지도교사는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서로를 다독이며 끈끈한 팀웍을 보였는데 첫 승리를 한 이후 사기까지 높아졌다. 우리가 평소에 승리를 예상할 수 없는 상대와 2회전에 붙게되지만 지금껏 열심히 노력해 온 선수들이 1회전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싸운다면 또 한번의 기적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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