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감염 아닌 침·분비물로 감염
손씻기만 잘해도 바이러스 살균 가능
고령자·만성질환자 등 질병 취약군은
사람 많이 몰리는 장소 방문 자제해

▲ 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 입구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센터(의심증상 검사 및 임시 수용시설)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가 메르스 확산 여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메르스 환자 통계치에 따르면, 총 감염자는 총 25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2명, 3차 감염자는 2명이다. 확진 환자들 가운데 위독한 증세를 보였던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이있던 기저질환자였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이 붐비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손씻기, 기침할 때 입과 코 가리기 등 일반적인 위생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열이 나거나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이와의 접촉을 피하고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란

메르스 바이러스로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의한 중증급성호흡기질환이다.

최근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를 중심으로 주로 감염환자가 발생해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라고 불리며, 과거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다.

중동은 아라비아반도와 인근 국가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바레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의 서안과 가자지구,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예멘이 여기에 속한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돼 최근까지 중동·유럽 등지에서 471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이다.

치사율이 40%에 이르지만 감염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중동 이외 지역 환자는 전체의 2.5%뿐이다. 또 대다수가 성인환자로 환자의 평균 나이는 47.5세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 환자의 남녀 비율은 1.7대 1이다.

◇짧게는 2일, 길게는 14일까지 잠복 

▲ 전재범 울산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재범(사진) 울산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인체 내에서 증식하는 기간을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된다. 보통 5일정도의 증식기간 및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생된다. 짧게는 2일, 길게는 14일까지도 거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증상이 발생한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최종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그 사이 발열, 호흡기증상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진단검사(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증상은 38℃ 이상의 발열과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 소화기 증상(설사 등)을 보이기도 하고 만성질환,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 폐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고 일부 사례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메르스 의심환자 진단신고 기준’을 보면 발열(37.5℃ 이상)과 동반되는 폐렴 또는 급성호흡기증후군(임상적 또는 방사선학적 진단)이 있으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 이내에 중동을 방문한 사람, 혹은 이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를 의심 환자로 정하고 있다.

아울러 발열 또는 기침, 호흡 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고 메르스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도 의심환자로 분류된다.

◇치료백신 없어 미리 예방해야

메르스는 공기중으로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히고 있다.

사스나 메르스처럼 베타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은 겉으로 보기에는 공기 감염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환자의 침이 튀거나 침이 묻은 손잡이를 만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공기 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전재범 교수는 “메르스는 비말(침)로 전염된다고 알려졌고, 지금까지 확인된 공기 감염의 증거는 아직 없지만 그것에 대해서도 대비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다. 비누칠만 해도 벗겨지고 바이러스가 죽게 되므로 손 씻기가 중요하다.

또 하나는 사람의 분비물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가리고 하거나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장소의 방문은 가급적 자제해야 하고, 특히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 같은 취약한 사람들은 더 주의해야 한다.

이어 그는 “진단이 늦어질 경우 치료가 지연되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고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메르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병원 기피증’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파는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환자가 이미 거쳐 간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전재범 울산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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