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남성에서 집중 발병

증상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

정기검진 통한 예방·관리 중요

▲ 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간질환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침묵의 장기’로 알려진 간은 처음에는 증상이 없다가 70%이상 손상되고 나서야 비로소 고통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다가 더 이상 일을 못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며, 절반 이상 망가져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간 질환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인구가 2만명에 이른다. 특히 이런 간 질환은 40·50대의 중년 남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면역·해독 등 여러 기능 수행

간은 대략 2500억 개의 간세포로 구성돼 있고, 각각의 간세포에서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공정을 수행한다. 우선 몸에 들어온 각종 물질을 해독·분해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직접 만들거나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무기질 대사에 관여한다. 또 간에서 지방을 소화·흡수하고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을 체외로 내보는 담즘(쓸개즙)을 만들기도 한다. 이와 함께 위와 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간으로 운반해 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물질로 가공하기도 하고, 음식물을 먹지 않았을 때도 온 몸에 일정하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저장고 역할까지 담당한다.

아울러 간에는 쿠퍼세포라는 면역세포가 있어서 몸 밖에서 들어오는 세균과 독소, 이물질을 잡아먹은 뒤 분해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면역기능도 수행한다. 무엇보다 혈액 내 단백질 중 약 90%는 간에서 만들고, 특히 출혈이 발생했을 때 피를 멈추게 하는 혈액응고 단백질과 알부민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 등 다양

간에 발생하는 주요 질환에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간에는 간 무게의 5%쯤 지방이 존재하는데, 만약 그 이상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간이 된다.

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지방간은 음주, 복부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발생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증상이 없고, 피로감으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무증상 상태에서 검진 등 각종 검사를 통해 간수치 이상이 발견되거나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 판정을 받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되며, 간염은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독성물질 등에 의해 간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B형, C형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최보식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만성 B형간염의 90%는 출생 당시 B형간염인 어머니로부터 감염(수직감염)이 되고, 이외 10%의 경우에서 B형간염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의해 감염되는데, 성관계, 면도기 등을 함께 사용할 때 침, 문신, 피어싱, 오염된 혈액 수혈로 인해 감염될 수 있다”면서 “만성 B형간염이 오래 지속될 경우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고,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간암 발생율이 매우 커진다. 하지만 B형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쉽게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C형간염은 수직감염은 많지 않고, 이외 B형간염과 비슷한 경로로 감염된다.

간경변증은 B·C형간염, 알코올, 지방간 등으로 인해 발병된다. 간경변증은 초기에 피로,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지만 나중에는 세균성 복막염, 간성혼수, 황달, 식도 및 위 정맥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간경변 이전에 원인질환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간경변으로 진행된 상태에서도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통해 간암 및 합병증의 예방 및 관리가 필요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최보식 울산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