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확진환자 없는데도...막연한 불안감 확산일로
경기권 수학여행 잇단 취소...시교육청, 대책반 운영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연일 늘어나 메르스공포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2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마치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결국 사망에 이르고 3차 감염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울산에서도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응급실에 메르스 환자가 왔다”는 해프닝이 벌어지는가 하면, 초등학교 수학여행이 취소되고, 수도권 지역의 병원으로 병문안을 다녀온 시민들의 문의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 환자는 없지만, 민감한 반응

2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내에서 메르스 의심환자 및 확진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으로 보건당국으로부터 추적과 관리를 받고 있는 사람도 없는 상태다.

그러나 국가 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인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이날 오전 11시께 발열 증상을 보이는 40대 중반의 여성이 119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오면서 난데 없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19구급대원들이 감염방지 보호장구 등을 착용한 채 나타나 응급실 환자들이 이 모습을 보고 이 여성이 메르스 환자인 줄 오인해 놀라 피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 것.

소방서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를 이송할 때는 고글과 마스크, 일체형 감염방지세트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며 “해당 여성은 발열 이외에는 메르스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학여행 연달아 취소, 시교육청 대책반 꾸려

울산시교육청은 경기지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대현초등학교 등 7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취소·연기했다고 밝혔다.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학교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손창묘 교육국장을 반장으로 한 메르스 감염병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며 “각급 학교에 감염병 환자보고 및 신고체계를 강화하고 학생·교직원을 대상으로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 등지의 병원으로 병문안을 다녀온 사람들은 울산시나 보건소 등을 통해 “내가 다녀온 병원이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곳이냐”고 물으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진환자 등이 입원했던 병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도 병원 명단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해 병문안을 다녀온 병원이 메르스 확진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인지, 아닌지를 알려주고 있다”면서 “개인이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을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음압병상 비우고 준비태세

일각에서는 수도권에 격리병상이 부족해 울산대학교병원에 메르스 의심이나 확진환자가 이송돼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현재까지 울산대병원에서 메르스로 인해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울산대병원 내에 음압병상(음파로 공기를 병실 안에서만 흐르도록 유도하는 특수 병상으로 감염된 환자를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함)을 모두 비워두고 메르스 환자 발생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 내 9곳의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의 격리병상은 49병상으로 이중 음압병상은 5병상이다. 울산대병원 격리병상은 울산과 부산지역을 위한 격리병상이지만 최근 경남지역의 국가 지정 병원이 수리에 들어가면서 경남까지 포괄해야 하는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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