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직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성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여름이다. 한여름밤 열대야 속에서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며 더위를 이겨내는 계절이다. 실제로 기온이 30℃ 이상일 때는 0℃일 때보다 맥주 판매량이 70%가량 증가한다고 한다. 이렇게 맥주로 무더위와 갈증을 달래도 성대 건강엔 무리가 없을까. 이현직 전문의와 함께 다양한 성대질환과 성대질환을 유발하는 음식들에 대해 알아본다.

알코올·탄산 성분 성대건강에 악영향
기름진 안주는 역류성 인후두염 유발
쉰 목소리 오래가면 성대질환 의심을
성대결절·성대폴립·라인케씨 부종 등
재발 잦은 만큼 치료 후 관리 중요

◇성대질환 치료 후 관리에도 신경써야

쉰 목소리를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고, 대부분이 성대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다.

이현직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심한 감기에 의해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감기에 의한 쉰 목소리는 보통 성대 주변의 후두염에 의해 발생하며, 후두염 증상이 호전되면 목소리도 함께 호전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쉰 목소리를 유발하는 경우의 질환은 대개 성대의 기질적인 문제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성대결절, 성대폴립, 라인케씨 부종 등이다.

성대결절은 음성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감기가 심하게 걸려 기침을 지속적으로 심하게 할 경우 성대 부위가 굳은살처럼 변해서 목소리가 쉬게 된다. 이 경우 목소리를 많이 쓰지 않는 음성 휴식이나 발성을 교정하는 음성 치료를 시행하고,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성대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성대 질환 중 과격한 발성이나 흡연에 의해 성대 점막하부에 출혈이 생기고 이것이 굳어지게 되면 성대폴립으로 발전해 목소리가 쉴 수 있다.

성대폴립 환자의 성대를 관찰하면 성대에 빨간 물혹이 발견된다. 이러한 물혹이 성대 점막의 움직임을 방해하여 쉰 목소리를 유발하게 된다. 금연과 음성 휴식으로 일시적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성대 수술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 라인케씨 부종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라인케씨 부종은 만성적으로 서서히 성대점막이 부종을 일으켜 이후 쉰 목소리뿐만 아니라 호흡이 곤란해지기도 한다. 원인은 대부분이 흡연과 과도한 음성 사용, 위산이 후두부위로 지속적 역류하여 후두를 자극하는 인후두 역류 질환 때문이다. 치료는 금연과 음성안정 인후두역류에 대한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대표적 성대 질환 이외에도 △성대의 양성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이나 갑상선 수술로 인해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 손상되어 성대 마비가 온 경우 등도 쉰 목소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성대질환은 무엇보다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유발원인이 과도함 음성 사용이나 흡연과 관련된 만큼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이 전문의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음성 사용을 제한하고,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성대 부위는 목소리를 낼 때 성대 점막이 전체적으로 잘 진동을 일으켜야 하는데 성대가 건조한 경우 이러한 진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성대는 항상 어느 정도의 습도 유지가 필수적이며, 충분한 물을 마시고 겨울철과 같이 건조할 경우 가습을 해주는 것도 성대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음주가 목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성대질환뿐만 아니라 맥주가 성대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맥주는 물과 탄산, 그리고 알코올로 이뤄져 있다. 그 중 알코올과 탄산이 성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탄산의 톡 쏘는 느낌은 마셨을 때는 청량감을 줄 수 있지만 성대에까지 자극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탄산은 알코올 흡수 속도를 빨라지게 하는데 알코올의 흡수 속도가 빨라지면 질수록 신체기관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맥주는 이뇨작용 효과도 있기 때문에 수분보충과 이뇨작용의 균형이 맞지 않아 전체적으로 탈수나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이현직 전문의는 “과음을 한 경우 그 다음날 물을 많이 찾게 되는 이유도 알코올 대사로 인해 우리 몸의 수분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 달라는 몸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성대는 습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는 목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술과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위산을 후두 쪽으로 역류시키는 원인이 되어 이 또한 성대의 점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목소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분섭취를 많이 하되 술과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맥주와 함께 먹는 기름진 안주 역시 성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맥주가 만나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산이 식도를 통해 올라와 후두와 성대 및 인두를 자극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헛기침을 자주 하고 목이 잠겨 가라앉은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전문의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 바로 눕거나 잠자리에 들기 보다는 위에서 소화를 좀 시킨 후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이현직 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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