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센터도 반드시 유치해야
울산권 신고리본부 조기 설립

▲ 신장열 울주군수

우리나라 최초 상업원전인 고리 1호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78년 운전을 시작, 2017년 6월을 끝으로 전력 생산을 마치고 폐로에 들어간다. 원전 산업과 관련한 대대적인 지각변동도 뒤따를 전망이다. 신고리 3·4호기가 입지, 조만간 가동을 앞두고 있는 울주군의 단체장으로서 최대 관심 현안이 아닐 수 없어 관계 분야와 울산시민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첫째 울산 소재 원전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전담 조직인 신고리원자력본부(이하 신고리본부)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울주 서생지역에 설립돼야 한다. 현재 기장에 있는 고리본부의 관할 범위는 부산과 울산에 걸쳐 있어 타 본부에 비해 굉장히 넓다. 지금대로라면 부산의 고리 1·2·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울주군에 들어설 신고리 3·4·5·6호기 등 총 10기를 현재의 고리본부가 관장해야 한다. 부산에 있는 고리본부가 이 많은 원전을 다 관리하기에는 무리고 안정적 운영면에서도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원전 소재 집중 지역도 울주군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 울주 서생 지역에는 신고리 3·4호기가 가동 준비 중에 있으며 올해 말 신고리 5·6호기 공사도 시작된다. 앞으로 모두 4기의 원전이 울주에서 운영되는 것이다. 반면 부산 기장의 경우 고리 1호에 이어 고리 2·3·4호기도 잇따라 설계수명이 종료된다. 2025년이면 부산에서 운영되는 원전은 신고리 1·2호기 2개만 남게 돼 앞으로는 울산이 원전 중심지역이 된다.

그런 만큼 당연히 울산 소재 원전을 전담할 신고리본부 조기 설립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특히 원전 입지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부 지자체와는 달리 신고리 5·6호기는 2013년 서생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유치한 것으로 당시 유치 의사와 함께 신고리본부 설립도 함께 건의한 바 있다. 군은 올해 2월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에 연말까지 신고리본부 설립을 가시화시켜 내년에는 착공할 수 있도록 재차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고리본부는 원전의 안전 관리 뿐 아니라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관련 기업 증가로 고용창출과 인구 유입이 기대되며 지역주민을 위한 원전 지원사업도 원활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

둘째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이하 원전해체센터)도 반드시 울산에 유치돼야 한다. 고리 1호기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폐로인 만큼 2017년까지 짧은 시간 내에 관련 기술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고리 1호 폐쇄는 곧 원전해체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한 것이다.

그동안 국책사업인 원전해체센터 조성을 두고 울산과 부산, 경북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울산은 47만명이 넘는 시민이 서명에 참여했으며 중앙 정부 건의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입지 조건도 유리하다. 서생 에너지융합산업단지내 부지 3만3000㎡를 무상 제공하며, 관련 기업도 100여개 이상에 교통망도 발달돼 있다. 원자력대학원대학교와 유니스트 등 연구와 우수 인력 확보도 용이하다.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가 100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울산의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기장과 자그마한 하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서생은 그동안 원전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원전 주변지역의 형평성 차원은 물론이고, 앞으로 원전 소재 집중 지역이 될 울산시민에 대한 배려 측면에서도 원전해체센터는 반드시 울산에 조성돼야 한다.

군은 최근 기존 해양정책과를 해양원전과로 조직을 개편했다. 원전지원팀과 원전방재팀 외 원전시설팀을 신설해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지역과 주민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원자력직 전문 공무원도 채용했다. 그만큼 원전 사업을 울주의 핵심사업으로 군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은 울산의 안전과 직결된 것이다. 울주군과 지역 주민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 전체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번 고리 1호 폐쇄 결정을 계기로 신고리본부 조기 설립과 원전해체센터 유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울산 전체가 힘을 모아나가자는 부탁을 간곡히 드리고 싶다.

신장열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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