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 회장의 도전정신과 근면성실함
연극·영화 등 통해 젊은 층에 알려야
기업가 정신 살아있는 울산이 되길

▲ 권옥술 대유 대표이사·재경울산향우회 부회장

올해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송전소학교를 졸업하고 농사를 돕던 그는 소판 돈 70원을 훔쳐 들고 가출을 감행해 막노동, 쌀가게 등을 하다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와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설립, 갖은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날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큰 획을 그었다.

1972년 4월10일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사에 기적의 날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현대울산조선소 예정부지였던 미포만의 모래사장 사진만을 가지고 당시 세계적인 선박왕인 그리스의 리바노스(Livanos)로부터 26만DWT급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포만엔 소나무 몇그루와 초가집 몇채가 고작이었다. 당시 많은 세계 유수의 선주들은 “아무 구조물도 없는 백사장에서 어떻게 수십만톤의 배를 만드느냐?”고 비웃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선박수주를 했고 영국 버클리은행으로부터 차관대출을 받았다. 현대는 계약 후 조선소를 짓기 시작하여 2년3개월만에 조선소와 배를 모두 만들어 냈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을 팔아먹는다는 얘기가 있지만 기업가는 신뢰와 신념을 파는 것이다. 선박을 수주한 사람은 정주영 회장의 불타는 결의와 신념을 믿고 계약한 것이다. 이 사례는 기업가는 물론 모든 사람들의 삶에서 진정 무엇이 필요한가를 말해준다. 신념과 결의로 똘똘 뭉쳐 기어코 해내겠다는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예사 신념과 결의가 아니다. 산천을 감동케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 활화산과 같은 정성과 열정의 파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지극해야 하는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정신에는 불세출의 신념과 도전력과 근면력이 있다. 그 밑바탕에는 기업이익만이 아니라 조국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더 큰 정신이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 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기적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공사다. 공사금액 12억달러의 75%인 9억3000만달러인 낮은 가격에 낙찰 받았다.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중량 500t짜리 자켓 89개 12만여t을 한국에서 제작하고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바지선으로 운반하여 수심 30m의 바다 한복판에 정확히 설치해냈다.

우리는 정주영 회장의 담대한 결단력과 도전력, 행동력과 근면성을 일회성으로 묻어둘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도전과 신념이 무엇이고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위대한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고 살려나가야 한다.

연극과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기념관도 지어야 할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기적은 하나의 감동의 드라마이며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울산이 앞장서서 기념행사를 하고 그 정신을 더 높였으면 한다.

모든 사람들이 꿈을 그릴 수는 있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은 기업인이라 여겨진다. 나라경제 전체가 어려운 요즈음 기업인들의 끝없는 추진력과 근면정신이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나아가 많은 중소기업과 신생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용기를 주고 북돋아야 할 것이다.

권옥술 대유 대표이사·재경울산향우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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