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구광렬 교수 의혹 제기...고래 이야기 등장 등 유사해
제작사는 “저작권 등록 마쳐”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소설 <반구대>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설 <반구대>는 2014년 4월24일 발간돼 세종 우수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된 작품이며, 같은해 8월6일 개봉한 영화 ‘해적’은 누적관객수 866만5652명을 끌어들여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울산대학교 구광렬(스페인·중남미학과·사진) 교수는 28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영화 ‘해적’이 소설 <반구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지우기가 힘들다”면서 표절 의심이 드는 부분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설명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거의 고래와 관련된 내용이다.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먹는다거나 고래(소설에서는 ‘청상아리’로 표현)가 배를 덮치는 이야기 등 영화 ‘해적’이 고래를 소재로 삼지 않아도 될 영화인데 굳이 고래 이야기를 등장시킨 점, 소설 속 ‘뱀대가리’라는 인물이 당초 시나리오에는 없는데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표절의혹 근거로 꼽힌다.

구 교수는 “소설을 내기 전 여러 곳에 응모했다. 2013년 5월 한겨레문학상에는 7편을 뽑는 예심에 올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공모하는 2013년 대한민국스토리대전에 ‘그리매’라는 제목으로 자유공모부문에 응모했고 2014년에는 ‘반구대’라는 제목으로 다시 응모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공모전의 경우 2013년 가을부터 응모를 받으며 심사는 2013년 겨울에 한다.

본지 확인 결과 2013 대한민국스토리대전 본선 심사위원 18명의 명단에 영화 ‘해적’의 각본을 쓴 천성일 작가가 포함돼 있었다. 심사과정에서 고래 관련 내용과 등장인물 이름이 빠져나갔거나 소설 <반구대> 발간 이후 영화 ‘해적’에 고래 관련 내용과 등장인물 이름을 급히 집어넣어 영화를 새로 편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대목이다.

구 교수는 개봉 약 1년만에 표절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당시에는 소설 출판으로 끝난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소설 <반구대>가 국비 지원을 통해 연극 등으로 만들어지게 되고 영화제작 요청도 받은 상태여서, 이후 영화 ‘반구대’가 영화 ‘해적’ 표절작으로 오인받을 수 있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년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에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응모한 문화콘텐츠 프로그램 ‘인류최초의 사인(sign) 반구대암각화’가 선정됐고, 구 교수의 소설 <반구대>를 토대로 △사운드 이미지 연극 -반구대 △증강현실(AR) △웹툰 등 세 가지 문화콘텐츠가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제작사 (주)하리마오픽쳐스 임영호 대표는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구 교수의)표절의혹 제기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 저작권 등록을 영화 촬영전에 이미 마쳤다”고 말했고, 이석훈 감독은 “2012년 겨울 시나리오가 완성됐고 2014년 2월 촬영을 끝냈다. 2013년 12월께면 책(대본)이 나온 상태로, 이후 고쳐진 적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두 사람에게 천성일 작가와 연락을 요청했으나 임 대표는 “천 작가는 연락 안할 것이다. 이건(취재사실) 알려주지도 않았다. 주말 지나 담당 피디가 연락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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