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스피커 제작자 김태영씨...아리오소 갤러리에서 전시회

재즈피아노 콘서트 등도 열려

▲ 수제 스피커 디자이너 김태영씨가 작업실에서 자신의 수제 스피커에 대한 디자인 콘셉트와 성량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톡톡 튀는듯한 독특한 전시가 울산에서 열린다. 전시장에서 열리지만 성능 좋은 스피커를 통해 국내 최고 재즈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즐기는 행사다. 게다가 그 뮤지션이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시장 스포트라이트는 소리를 전달하는 ‘스피커’에 맞춰져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스피커가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손으로 조립하고 완성한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수제 스피커가 바로 이번 전시의 메인을 차지한다.

울산 중구문화의거리 아리오소 갤러리에서 다음달 1일 시작하는 ‘소리를 보다’전은 국내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제 스피커 제작자의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다.

디자이너 김태영(45·중구 복산동)씨. 울산문화예술회관·울주문예회관 등에서 나윤선, 말로 등 유명 재즈 보컬의 울산 콘서트를 유치하며 공연기획자로 알려져 온 그가 이번엔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 스피커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이번 전시는 브랜드 오디오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수제 스피커는 북유럽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세계다. 김씨는 풍부한 음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고의 부품들을 직접 구매, 다양한 크기와 모양새의 스피커를 디자인했고, 지난 6개월 간 자작나무 원목과 복잡한 전선회로 등을 조립해 왔다.

수제 스피커인만큼 각 제품마다 이름도 붙였다. 작품명 ‘EVANS’는 재즈 역사에 있어 근대 재즈를 대중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 빌 에반스를 위한 작품이다. 36년의 짧은 생을 살고도 재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천재 피아니스트 미셀 피투르치아니를 기리는 ‘MICHEL’, 재즈 뮤지션으로서 가장 많은 신뢰와 존경을 받아온 오스카 피터슨을 기리는 ‘OSCAR’도 있다. 또다른 작품 ‘LENTO’는 이탈리아어로 ‘천천히’라는 뜻. 정신없이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유를 갖고 조금은 느리게 아날로그적 감성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제 스피커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씨의 콘서트(7월1일 오후 7시30분)와 팝 재즈 듀오 칼보노아피의 콘서트(7월15일 오후 7시30분)도 마련된다. 전시 17일까지. 233·5636.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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