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거래는 대부분 어느 한쪽이 손해
3자 모두 득이 되는 삼각거래 활용땐
당사자 간의 협력·성공 가능성 높아져

▲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상거래방식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쌍방거래 방식이다. 쌍방거래 방식은 대부분의 경우 제로섬 게임으로서 어느 한 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이러한 거래 구조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반드시 발생하고 승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흔히 말하는 윈윈(win-win)거래 방식이 있다. 즉 쌍방거래에서 서로 협력하여 모두가 이익을 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예컨대 부품 납품기업과 수주기업의 관계를 대립관계 즉 제로섬 게임으로 파악하면 수주기업은 부품가격 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납품기업의 수를 늘리고 계약기간을 짧게 유지하며 수주기업과의 정보교류를 제한한다. 그 결과 수주기업의 구매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원가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의 지속적인 납품가격 인하 압박은 납품기업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가격인하의 효과도 적다. 그러나 시각을 바꾸어 이 관계를 협력관계로 파악하면 수주기업은 소수의 납품기업과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교류를 하게 된다. 그 결과 구매관리 비용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납품기업과 수주기업 사이의 원가정보나 생산정보의 교환으로 흔히 말하는 가치분석(VA)이나 가치공학(VE)의 방법으로 부품의 원가 자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가 절감의 결과 증가된 이익을 수주기업과 납품기업이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양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고 윈-윈 관계가 성립한다. 노사관계도 마찬가지다. 대립적인 시각에서 이해하면 노사 쌍방은 임금수준이나 근무조건에 대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파워를 모색하게 되고 이것이 극단에 이르면 공장폐쇄나 파업으로 이어져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된다. 반면 노사관계를 협력적인 시각에서 이해하면 노사가 상호 협력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관계로 증가된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룰과 그것을 지킨다고 하는 쌍방 간의 신뢰가 없으면 협력관계가 지속되기 어렵다.

필자는 쌍방거래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3인이 우회적으로 거래하여 삼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삼각거래방식의 사업모델을 제안한다. 예컨대 블로그나 포털 사이트를 보면 정보이용자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으며, 사이트 운영자는 광고주로부터의 광고비로 이 비용을 충당하며, 광고주는 정보이용자들로부터 광고효과를 얻는다. 거래 당사자 모두가 효익을 얻었으나 그 대가를 직접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울산항만공사는 공사가 위치하고 있는 장생포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이 지역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장생포초등학교를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방과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 방과후 교육을 사회적기업인 울산대학교 교육문화재단을 통해 지원하고자 한다. 초등학교는 방과후 교육을 지원받고, 대학교는 교육문화재단 사업을 통해 학생취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항만공사는 사회적 기업을 통한 공공구매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모두에게 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항만공사는 지역대학의 연구소를 지원하여 북극항로와 북극해 연안의 자원개발 사업기회에 대해 연구하게 하고 여기서 얻은 정보를 지역의 기업에 제공하여 북극해 연안의 플랜트 건설과 자원개발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3자 우회거래로 3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삼각거래방식의 사업모델을 창출한다면 당사자 간의 협력과 성공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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