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킨스, 로즌솔, 채프먼 등 연이어 무너져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콧대의 미국프로야구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들이 잇달아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 무릎을 꿇었다.

강정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마지막 타석에서 일을 냈다.

7-7로 두 팀이 팽팽하게 맞선 9회초 1사에서 강정호는 미네소타 마무리투수 글렌 퍼킨스의 시속 84마일(135㎞)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비거리 132m의 대형 솔로포를 터뜨렸다.

피츠버그가 이 점수로 얻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서 강정호의 홈런은 결승포가 됐다.

메이저리그 10년차인 퍼킨스는 2012시즌 중반 본격적인 클로저로 전향, 곧바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2013년부터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고, 올해도 평균자책점 3.65에 2패 29세이브로 순항하고 있었다.

2013년 부상자 대체 선수로 처음 올스타에 선발된 퍼킨스는 지난해에도 아메리칸리그 대표로 나서서 마지막 투수로 출전, 세이브를 챙기며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올해 역시 올스타로 뽑혀 3년 연속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다.

퍼킨스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즌솔이 ‘메이저리그 루키’ 강정호를 만나 고생했다.

지난해 45세이브, 올해 31세이브를 올린 로즌솔은 설명이 필요없는 미국 최강의 클로저 중 한 명이지만 5월 4일 강정호에게 9회초 동점 솔로포를 허용해야 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이었고, 로즌솔의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강정호는 이달 1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4-5로 끌려가던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로즌솔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뽑았다.

후속타가 터지면서 강정호는 로즌솔에게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안기는 끝내기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지난겨울 미국으로 떠나기 전 강정호가 “붙어보고 싶은 투수”로 지목했던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레즈)도 강정호에게 5월 7일 2루타를 허용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의 공이 어떨지 궁금하다”던 강정호는 채프먼이 던진 시속 100마일(약 161㎞)짜리 강속구를 받아쳤다.

퍼킨스와 로즌솔 역시 95마일 정도는 손쉽게 던지는 투수들이다.

타격 전 왼발을 들어 올리는 ‘레그킥’으로는 빅리그의 강속구에 타이밍을 맞출 수 없으리라던 시선은 강정호의 ‘마무리 폭격’과 함께 자취를 감추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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