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 테티스의 표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빨간 줄’이 발견됐다. 필터를 사용해 색깔을 과장한 사진을 보면 마치 바위 위에 색연필로 그은 낙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 궤도 탐사선 카시니가 올해 4월 촬영해 지구로 전송한 테티스 표면의 이미지를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투명, 녹색, 적외선, 자외선 스펙트럼 필터를 결합해 색깔 차이를 실제보다 과장해 표시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테티스 표면에는 원의 일부인 호(弧·arc) 모양으로 생긴 빨간 흔적이 여러 개 있다.

테티스의 표면에 있는 이런 빨간 흔적들은 카시니 탐사선이 그전에 찍어서 보내온 사진들에서도 희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이처럼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조건에서 테티스의 북쪽 지역이 크게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시니 계획에 연구원으로 참여 중인 휴스턴에 있는 위성행성연구소의 폴 솅크는 “새 이미지들이 수신됐을 때 붉은 호들이 튀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지형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왜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이 가능성을 연구하는 가설들 중에는 ‘화학적 불순물을 포함한 얼음이 노출된 것’이라는 설과 ‘테티스 내부에서 기체가 분출된 결과’라는 설이 있다. 또 지금까지 찍힌 이미지의 해상도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균열이 테티스 포면에 있을 수도 있다.

토성의 위성 디오네에 있는 조그만 크레이터 몇 개를 제외하면 토성의 위성들에서 붉은색을 띤 지형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질학적으로 젊은 표면을 지닌 목성 위성 유로파에서는 불그스름한 색을 띤 지형이 많이 있다.

카시니 탐사계획의 이미지 분석을 담당한 폴 헬펜스타인 코넬대 교수는 “(테티스 표면에서 발견된) 이 붉은 호들이 충돌 크레이터 등 더 오래된 지형들을 가르고 지나가는 점으로 보아 지질학적으로 젊은 것은 틀림없지만, 얼마나 됐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붉은색을 띤 이 자국이 만약 꽁꽁 얼어붙은 표면 위에 입혀진 얇은 지형에 불과하다면 테티스 표면과 같은 조건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 자국이 지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시니 탐사계획 연구팀은 올해 내로 더 해상도가 높은 이미지를 확보해 이 지형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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