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방식·관행 등 변화 준 SK...상견례 후 보름 만에 접점 찾아

기본급 등 쟁점 이견 큰 현대는...여름휴가 전 타결 사실상 불발

여름휴가 시작 직전에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반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는 휴가 전 타결이 불가능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노사간 접점찾기가 쉽지 않아 여름휴가 이후 하투(夏鬪)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최근 열린 제5차 임금협상 교섭에서 기본급 2.5% 인상, 격려금 120% 및 일시금 100만원 지급 등에 잠정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노사는 비상경영에 들어갔던 지난해 임금을 동결한데 대한 배려 및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격려금과 일시금 지급 등을 약속하는 잠정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사는 앞서 지난 7월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교섭에 들어갔다.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협상에 집중한 끝에 여름휴가 전 잠정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태의연한 교섭 방식에서 탈피, 초기에 회사가 생각하는 최선의 안을 제시했고, 연중 별도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관행도 과감히 깨는 등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했다”며 “노사 모두 구성원과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교섭에 임해 단기간에 잠정합의했다”고 말했다.

31일로 예정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등에도 적용된다. 격려금과 일시금은 8월에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달리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여름휴가 전 타결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휴가 전 마지막 교섭을 31일 가질 예정이지만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휴가 전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과 관련해 사측은 동결을, 노조는 12만7560원 인상안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양측의 간극이 상당하다.

특히 올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회사로선 더이상 내놓을 제시안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노조는 파업 채비를 모두 마친 상황이어서 휴가 이후 하투가 우려된다.

현대차 노사협상도 순탄치 않다. 지난 28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휴가 전 마지막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아직까지 갈등 단계로 접어들진 않았지만 휴가 이후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기본급 인상폭, 단체협약 제개정안,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 쟁점이 생길 여지가 있는 조항이 상당하다.

노사가 공동으로 꾸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에서 별도로 논의하고 있는 통상임금 등의 문제도 결국 올해 임단협과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휴가 이후 노조가 투쟁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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