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타헤냐<스페인>=연합뉴스)한국축구대표팀이 「킬러」 황선홍을앞세워 올 들어 처음으로 승리다운 승리를 맛봤다.

 지난 5일부터 전지훈련중인 한국은 21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카르타헤냐 카르타고노바경기장에서 열린 핀란드(FIFA랭킹 47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막판 황선홍이 연속골을 작렬해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19분 설기현과 교체투입된 황선홍은 41분께 이을용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전진패스하자 한 차례 슛동작으로 수비수를 제치면서 오른발 강슛했고 공은 반대쪽 골문 위쪽 모서리 깊숙히 박혀 고대했던 선취골을 넣었다.

 또 황선홍은 2분 뒤 최용수가 오른쪽 엔드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볼을 잡아 곧바로 센터링하자 상대 수비수 한 명과의 공중전에서 승리하며 헤딩슛, 두 번째 골로연결했다.

 이로써 올 들어 승부차기로 간신히 1승을 올려 1승2무4패를 기록했던 한국대표팀은 90분 경기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며 「유럽 극복」의 자신감을 갖게 됐다.

 히딩크사단이 유럽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기는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이후 처음이다.

 특히 핀란드는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인 폴란드와 비슷한 스타일의 팀이어서 「폴란드 격파」도 꿈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한국은 예상대로 설기현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천수, 차두리가 좌우측에, 그리고안정환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는 4-3-3전술로 나섰다.

 이영표와 김남일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을용, 홍명보, 최진철, 송종국이 일자로 늘어 서 4-4-2 포메이션으로 기습위주의 공격을 펴는 상대에 맞섰다.

 한국은 전반전에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여러차례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골결정력부족에다 운까지 따르지 않아 번번이 기회가 무산됐다.

 11분께 이천수가 왼쪽 공격진영에서 수비수 뒤쪽으로 길게 대각선 패스해 차두리가 골키퍼와 1:1로 맞섰으나 마지막 순간에 볼이 빗맞았고 13분께 안정환의 왼발슛도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갔다.

 26분께 송종국의 기습적인 중거리슛도 골포스트를 벗어났고 28분께는 이천수의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안정환의 헤딩슛이 골키퍼 야스켈라이넨의 동물적인 펀칭에막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반 로스타임 때 이천수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살짝 넘은 뒤 오른쪽 골문 모서리를 향해 날아갔으나 역시 골키퍼의 다이빙 펀칭으로 무산되는 등 대표팀을 괴롭혀온 「골가뭄」은 좀처럼 해갈되지 않았다.

 한국 수비도 긴 전진패스에 이어 스트라이커들이 골문으로 쇄도하는 스타일의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으나 33분께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뺏긴 뒤 포르셀에게 강슛을 허용, 가슴을 쓸어내리는 위기도 있었다.

 후반시작과 동시에 히딩크감독은 이천수 대신 최용수를 투입한 데 이어 19분께는 설기현, 안정환을 빼고 황선홍, 윤정환을 내세워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윤정환은 22분께 절묘한 전진패스로 황선홍이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만들었으나 황선홍의 슛이 골키퍼의 손에 살짝 걸려 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윤정환의 센스있고 날카로운 전진패스에 맞춰 황선홍, 최용수, 차두리 등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하자 단단했던 상대 수비는 흐트러지기시작했고 결국 맏형인 황선홍이 두 골을 뽑아 고국에 승전보를 띄웠다.

 최용수도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로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했다.

 한국대표팀은 27일 전지훈련기간중 마지막인 터키와 평가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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