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망가<스페인>=연합뉴스)『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몫 했다』 대표팀의 「숨은 일꾼」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이 핀란드와의 평가전을 통해한층 무르익은 기량으로 대표팀 미드필드에 무게를 더했다.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은 이날 경기에서도 평소와 다름 없이 이영표와 호흡을 맞춰 수비와 공격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냈다.

 특히 수비시에는 송종국-최진철-홍명보-이을용으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과 호흡을 맞춰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공세때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침착한 플레이로 수비로부터 시작된 공격의 맥을 잘 이어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경기에서 김남일에게 높은 점수를 줄 부분은 핀란드 최전방 공격수 미카엘 포르셀(잉글랜드 첼시)의 전담 마크맨으로서의 역할.

 김남일은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미드필드와 수비지역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며 날카로운 공격이 예상됐던 포르셀의 발을 완벽하게 묶었다.

 4-3-3을 기본으로 한 한국의 핀란드전 포메이션이 수비시에는 5-4-1, 공격시에는 4-5-1로 바뀐 것 처럼 보였던 것은 바로 김남일이 포르셀의 발을 묶기 위해 쉴새없이 뛰어다닌 흔적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맡겨진 임무를 소화해 낸 김남일에 대해히딩크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선수 개인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후 대표팀 관계자와의 대화중에 『감독인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성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오늘 경기의 MVP를 뽑는다면 김남일을 뽑을 것』이라며 그의 플레이를 극찬했을 정도.

 화려한 패스나 골을 넣는 능력은 없지만 미드필더로서 갖춰야 할 많은 장점들과성실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남일이 안정기에 접어든 대표팀 수비력에 더욱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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