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진 사회부 hjin@ksilbo.co.kr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일산해수욕장에 하루 평균 4만여명, 주말 평균 7만여명이 찾고 있다. 누적피서객(9일 기준)만도 113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만명에 비해 35% 증가했다. 염포산터널과 울산대교의 개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울산 동구청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일산해수욕장에서 울산조선해양축제가 개최된 지난 달 24~26일 울산대교를 이용한 차량은 주말 평균 이용차량보다 2000여대가 증가, 전년보다 방문객이 25%가 증가했다.

일산해수욕장을 찾는 인파가 늘어나면서 인근 상권도 되살아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상가연합회에 등록된 80여개 업소의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 7월부터 전년대비 40%~50%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산해수욕장은 매년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꼴불견 피서문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는 인파는 도로와 공공시설, 해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쓰레기의 양은 하루평균 대형포대로 400여 포대. 환경미화원들은 야간에는 먹다 남은 치킨 용기 맥주병 등에 해변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버려진 쓰레기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부재가 빚은 한국인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다.

또한 시끌벅적한 술판이 벌어지고 음주를 즐기는 남녀들은 주변 시선을 아랑곳않고 애정행각을 벌인다. 음주후 고성방가와 싸움도 일산해수욕장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밤이면 더 많아지는 인파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구워라 마셔라’의 경연장을 연출한다. 어느새 사람 반 술병 반으로 변해 버린다. 도로 양 옆 불법 주차도 모자라 이중 주차까지 이뤄진다. 무법천지로 변한 해수욕장에서는 공공질서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시민이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머문 자리를 스스로 정리할 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피서지가 만들어진다. 울산을 대표하는 피서지, 일산해수욕장을 빛내기 위한 올바른 시민의식 정립과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박혜진 사회부 hj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