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해외 의존도 높은 대한민국
원유 수입 다변화·해외자원 확보로
에너지산업 혁신기회 놓치지 말아야

▲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

우리 경제는 대외적 에너지환경 변화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1차 오일쇼크 발생 후 2년간 우리나라 평균 물가는 발생 전보다 17% 상승했다. 국제유가 10% 상승할 때 국내총생산 감소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3배가량 컸다. 원유 및 석유제품에 대한 우리경제의 높은 의존도가 그 원인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유가가 지난해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했으니 제조업이 활황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경제 침체로 제조업은 매출 감소와 수익악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저유가 시대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살릴 것인가. 에너지산업 혁신을 통한 대처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에너지산업은 지금까지 원가이하의 저렴한 전기 공급으로 우리나라 수출산업 성장의 중요한 지원역할을 했다. 이제는 지원을 넘어 수출산업의 지속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노력을 해야 할 시기다.

무엇보다 우선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96%에 이르다 보니 산업 동력인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중요한 과제다. 먼저, 중동위주의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 때마침 미국이 셰일오일과 가스 생산에 붐을 이루고 있어 좋은 기회다.

다변화와 함께 해외자원도 지속 확보해야 한다. 자원개발이 활발했던 4년 전 국제유가는 평균 배럴당 106달러였으나 지금은 절반 수준이다. 물론 국제 자원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가격이 더 하락할 수도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경제적 변수 외에도 국제정치상황 등 리스크 요인이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국제 자원가격이 높든지 낮든지 수입을 해야 한다는 점, 불확실성이 걷힐 때는 이미 투자하기 늦은 시기라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에너지 효율을 향상해야 한다. 에너지 원단위(제품 1개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에너지 투입량) 효율향상은 새로운 차원의 에너지원 확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절대적 과제다.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에너지 다소비 산업분야도 이 기회에 개선해야 한다.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산업부문이 59.4%를 차지하고, 그 중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이다. 따라서 이들 산업부문에서 에너지원단위 효율이 향상된다면 지속적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과소비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나라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반면 전기요금은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과소비를 유발하는 원가이하의 에너지가격이 우선 개선되어야 하며 에너지 효율향상과 과소비 억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 개발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산업의 신기술 도입과 개발이 필요하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에너지 산업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역시 기술개발이다.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 4D 엔지니어링과 같은 기술은 상용화 초기단계이지만 향후 에너지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전망한다. 더불어 에너지 저장장치(ESS), 탄소포집·저장장치(CCS) 개발과 같이 에너지산업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이러한 신기술 개발이 확대된다면 에너지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타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로 우리 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저유가 시대로 에너지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맞고 있다. 국제유가변동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만시지탄의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에너지산업 혁신으로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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