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제시안 요구 가능성…미흡할땐 협상결렬 파업수순
현대重은 26일 파업출정식 열고 3시간 부분파업 예정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도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가 계획하고 있는 일정을 놓고 보면 이번 주 교섭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다음 주로 예정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과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31일 울산시 북구 염포동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임시대대)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노사가 전체 안건에 대한 두 번째(2회독) 심의를 끝낼 예정이고, 협상도 조금씩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노사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연속 임단협 본회의를 열 예정이고, 실무교섭까지 병행하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교섭에서 박차를 가해 타결점을 찾거나 또는 협상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노사는 지난 18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진행된 교섭에서 노조 요구안 전체에 대한 1회독 심의를 마쳤다.

당시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추석 전 타결을 위해 교섭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윤갑한 사장도 “전체 요구안에 대한 1회독이 마무리되면 정점으로 가게 돼 있다. (2회독에선) 쟁점을 좁혀 나가자”라고 답했다.

노조는 이번 주 본교섭에서 2회독 심의를 끝낸 뒤 사측에 일괄제시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사측이 이를 거부하거나, 사측의 일괄제시안이 노조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예정대로 27일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31일 임시대대를 열어 쟁의발생 결의 안건과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상정해 최종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절차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파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노조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괄제시안을 냈다 하더라도 사측이 추가 협상을 통해 쟁점을 좁혀나가자고 제안할 경우 노조 역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이 비록 지난해엔 통상임금 문제로 파업을 벌였지만 지난 2009년부터 3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룬 합리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인 파업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노조 역시 내수시장에서의 현대차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등 ‘안티 현대차’ 문제와 ‘귀족 노조’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 파업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6일 오후 3시30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여는 한편 이날 3시간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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